SM·JYP가 만든 팬덤 플랫폼…'몸값 5300억' 디어유, 코스닥 상장

입력 2021-09-29 17:27   수정 2021-09-30 02:03

내가 좋아하는 아이돌과 매일 채팅이 가능하다면 얼마를 낼 수 있을까? 월 4500원의 구독료를 결제하면 스타와 소통할 수 있는 메신저 서비스로 올 상반기 약 200억원의 매출을 올린 회사가 있다. 오는 11월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하는 디어유다. 이 회사는 기업가치를 최대 5300억원으로 평가받았다. 국내 대형 엔터테인먼트사의 시가총액 대비 절반 수준이다. K팝 시장이 성장하면서 플랫폼을 활용한 팬덤 비즈니스로 수익을 내는 기업의 몸값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디어유는 지난 28일 증권신고서를 내고 코스닥시장 상장 절차에 들어갔다. 총 공모주식수는 330만 주, 희망가격은 1만8000~2만4000원이다. 공모가 기준 시가총액은 3960억~5280억원이다. 회사 측은 공모가 상단 기준 792억원을 조달할 계획이다.

이 회사는 유료 서비스 ‘버블’로 K팝 팬들 사이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버블은 아이돌과 팬이 소통하는 글로벌 팬 메신저 플랫폼이다. 휴대폰에 앱을 깔고 이용료를 내면 아이돌이 팬들에게 직접 써 보내는 메시지를 수시로 받고 답장을 할 수 있다. 스타와 팬들이 ‘다대일 채팅’을 하는 방식이다.

이 같은 팬 플랫폼 시장은 하이브의 자회사 위버스가 장악하고 있다. 위버스는 글로벌 팝스타인 BTS를 내세워 지난해 330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증권가는 위버스의 기업가치를 5조~6조원대로 추정하고 있다.

디어유는 위버스에 대항하기 위해 SM엔터테인먼트와 JYP엔터테인먼트가 지분을 투자한 회사다. 최대주주는 SM엔터테인먼트 자회사인 SM스튜디오스로 40.17%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JPY엔터테인먼트도 23.27%의 지분을 들고 있다. 버블 서비스는 SM의 신인 걸그룹 에스파와 JYP의 트와이스, ITZY 등 두 회사 소속 아이돌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최근에는 FnC의 남성 아이돌 그룹인 SF9, 씨엔블루, 엔플라잉 등 타 소속사 아이돌을 영입하며 라인업을 확대하고 있다.

올 상반기 영업수익은 184억원으로 지난해 실적(130억원)을 넘어섰다. 지난해는 약 5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올 상반기 66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반기 기준으로는 흑자 전환에 성공했으나 연간 기준으로는 적자인 상태다. 이 때문에 이익미실현기업 요건으로 코스닥시장에 상장한다. 이 경우 상장 후 3개월 내 주가가 하락하면 공모가의 90%에 주식을 되사주는 환매청구권이 부여된다.

회사 측은 상장 후 글로벌 팬 메신저 플랫폼을 시작으로 메타버스 플랫폼 구축까지 디지털 서비스 영역을 확장해나갈 계획이다. 커뮤니케이션 공간을 양방향 소통이 가능한 놀이터인 메타버스로 확장하고, 종합 엔터 플랫폼으로서 입지를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공모자금은 글로벌 아티스트 등을 영입하는 지식재산권(IP) 확보와 메타버스 등 신규 사업 개발을 위한 비용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오는 10월 25~26일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하고, 11월 1~2일 일반 공모 청약을 할 계획이다. 상장 대표 주관사는 한국투자증권이 맡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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