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체질에 맞는 사전피임약은?

입력 2021-10-01 17:11   수정 2021-10-13 18:44

최근 인터넷 커뮤니티에 황당한 글이 올라왔습니다. 편의점 점주의 하소연이었는데, 여고생에게 콘돔을 팔았다는 이유로 학부모에게 거센 항의를 받았다는 내용이었습니다. 학부모의 말이 가관이었죠. “이런 걸(콘돔) 팔아서 우리 아이가 임신하면 책임질 거냐”라고요. 어머님, 콘돔은 임신을 막아주는 피임 도구입니다. 또 성인이 아니라 청소년도 구입할 수 있는 ‘의약외품’입니다. 코로나 시대에 필수품이 된 마스크처럼 말이죠.

콘돔은 임신뿐 아니라 성병을 막아주는 효과도 있습니다. 하지만 쉽게 접할 수 있는 피임 방법 중엔 실패율이 비교적 높은 방법으로 꼽히기도 합니다. 지난해 ‘소아 내분비학에서의 임상 연구 저널’에 실린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콘돔의 피임 실패율은 무려 18%였습니다. 연구진은 피임 실패의 주원인으로 잘못된 사용법을 꼽았습니다.

경구용 사전피임약도 비교적 손쉬운 피임 수단 중 하나입니다. 사전피임약은 의사의 처방이 필요 없는 일반의약품입니다. 피임 목적이 아니더라도 생리 기간을 조절할 목적으로 먹기도 합니다. 중요한 시험이나 여행 등의 일정을 피하기 위해서죠. 사전 피임약은 연령 제한이 없어 청소년도 복용 가능합니다.

약국에선 프로게스틴 유도체 종류에 따라 2, 3세대의 일반의약품 사전피임약을 살 수 있습니다. 미니보라30(동아제약)은 2세대이며, 머시론(알보젠코리아)과 마이보라(동아제약·사진)는 3세대 피임약입니다. 피임 효과는 임상적으로 세대 간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럼에도 세대를 구분하는 까닭은 부작용 때문입니다.

2세대 제품에는 남성 호르몬인 안드로겐과 구조적으로 비슷한 프로게스틴유도체가 들어 있습니다. 이 때문에 여드름이 나거나 속이 더부룩해지는 부작용이 좀 더 빈번히 발생합니다. 3세대 제품은 이런 문제를 완화했습니다. 대신 심부정맥혈전(VTE)을 유발할 가능성이 2세대에 비해 좀 더 높습니다.

그렇다면 어떤 제품을 고르는 것이 좋을까요. 김명규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VTE 발생 빈도가 그렇게 높은 것은 아니다”며 “혈전이 발생할 위험성이 높지 않은 일반 여성은 굳이 2세대 제품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고 조언했습니다. 특히 여드름 같은 부작용은 청소년이 더 민감하게 받아들일 수 있습니다. 이런 이유로 심한 지성 피부이거나 여드름이 있는 여성에겐 레보노르게스트렐 함량이 0.05~0.125㎎으로 낮은 2세대 제품이나 3세대 제품을 권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3세대 제품도 두통, 유방통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게다가 개인마다 부작용도 다르게 나타날 수 있습니다. 2세대, 3세대 중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찾는 게 중요한 이유죠.

단, 혈전 병력이 있다거나 혈전증 전구 증상이 있었다면 세대를 불문하고 사전피임약을 복용해선 안 됩니다. 또 흡연은 혈전 위험성을 크게 높일 수 있습니다.

사전피임약의 피임 실패율은 9% 정도입니다. 보통 복용 순응도와 관계가 깊습니다. 사전피임약은 생리 시작일부터 매일 비슷한 시간에 포장에 표시된 순서대로 1일 1정을 21일간 복용합니다. 최소 7일 복용해야 피임 효과를 기대할 수 있습니다. 복용을 한 번 놓쳤다면 생각난 즉시 한 알을 먹으면 됩니다. 두 번 연속 까먹었다면 이틀 동안 2정을 복용하고 7일 동안은 추가적인 피임 수단을 병행해야 합니다. 3회 이상 잊었을 땐 새롭게 복용을 시작하며, 남은 주기 동안엔 다른 피임 방법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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