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유가증권시장 상장기업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61조4712억원이다. 실적 시즌이 가까워질수록 추정치가 소폭 올라가고 있지만 전년 동기 대비 증가율은 상반기와 비교하면 급감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업계에서는 1분기와 2분기 각각 119%, 83%에 달했던 국내 기업 이익 증가율이 3분기에는 28%까지 낮아졌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분기부터 기저효과가 줄어들기 시작한 데다 코로나19가 재확산한 것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내년 유가증권시장 상장 기업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253조373억원으로 1주일 전보다 오히려 0.7% 줄었다. 중국의 경기 모멘텀 약화, 반도체 업황 전망 하향 조정, 코로나19로 인한 거리두기 지속 등 연말과 내년까지 대내외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 이익률 증가세는 올해가 고점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시장 전반적으로 이익 동력이 둔화되면서 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되는 개별 종목은 희소가치가 더 커질 전망이다. 이경수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3분기의 실적 상향 종목군 수는 역사적 하단 수준까지 떨어지고 있다”며 “통상 하반기는 상반기보다 이익 모멘텀 팩터(실적 상향 종목군)의 성과가 낮은 편이지만 이번 분기는 실적 개선주의 희소성이 커지면서 이들이 강한 성과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2010년부터 최근까지 3개월 기준 실적 상향 종목군의 상반기 평균 수익률은 5.5%인 데 비해 하반기 성과는 1.1%에 그쳤다. 연말로 갈수록 ‘액티브 베팅’보다는 수익률 방어 전략이 많이 쓰이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기저효과를 본 올 상반기와는 달리 하반기부터 내년 상반기까지는 성장률이 둔화되는 역기저효과에 노출되기 때문에 지수 급등 가능성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도 많다. 이경수 연구원은 “베타(지수)에 대한 막연한 기대감보다는 실적 위주의 알파 종목을 찾아야 할 시기”라며 “준대형 혹은 중형주 위주 성장주(실적주)의 반등을 노리는 전략이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등 주요국에서 금리 급등 움직임이 있지만 오히려 이 때문에 주요국 정부가 통화 완화 정책을 이어갈 수밖에 없다는 이유에서다. 시장이 안정을 찾고 금리 상승세도 진정되면 지수보다 실적주의 반등세가 클 것이란 관측이다.
최근 한 달간 3분기 실적 추정치가 올라간 종목으로는 동양생명, LX세미콘, BNK금융지주, 한진칼, OCI, 현대제철, 효성티앤씨, 포스코, 팬오션, 기업은행, 롯데정밀화학, 한화생명, 대한항공, JB금융지주, 우리금융지주, LIG넥스원, DGB금융지주, LG이노텍,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더블유게임즈, 삼성전자, 코오롱인더스트리, SK바이오사이언스, 카카오게임즈, F&F, SKC, 금호석유, 신세계인터내셔날, 아이에스동서, SK이노베이션, 현대차, 신세계, 쌍용C&E, 농심, 삼성엔지니어링, CJ제일제당, 고려아연,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 KB금융, KT, 오리온 등이 있다.
설지연 기자 sj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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