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벨문학상 누가 품나…하루키 또 1순위

입력 2021-10-04 17:25   수정 2021-10-05 01:01


2021 노벨문학상 수상자가 오는 7일 오후 8시(한국시간) 발표된다. 《해변의 카프카》 《1Q84》 등 수많은 명작을 써온 일본의 무라카미 하루키(72)가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는 가운데 35년 만에 아프리카 출신 수상자가 나올지에도 관심이 쏠린다.

5일 영국 베팅업체 나이서오즈(nicer odds)에 따르면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 후보 중 하루키가 근소한 차이로 가장 낮은 배당률을 기록해 당선 가능성 1위를 달리고 있다. 현실과 비현실이 절묘하게 융합된 그만의 세계관을 구축해 감각적인 문체로 그려온 하루키는 2006년 이후 매년 수상 후보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2013년과 2016년에도 수상 가능성 1위 후보로 꼽혔다. 하루키는 흔히 대중 작가로 알려져 있지만 프란츠 카프카 문학상과 예루살렘상을 받는 등 문학성도 세계적으로 인정받고 있다. 이 두 상은 많은 작가가 노벨상 수상 전에 받았다. 하루키가 노벨상을 받으면 가와바타 야스나리(1968년)와 오에 겐자부로(1994년)에 이어 세 번째 일본인 수상자가 된다.

케냐의 응구기 와 티옹오(83)가 당선 가능성 2위, 캐나다의 앤 카슨(71)이 3위, 프랑스의 아니 에르노(81)가 4위를 기록 중이다. 러시아의 류드밀라 울리츠카야(78)와 캐나다의 마거릿 애트우드(82), 프랑스의 마리즈 콩데(84)도 공동 5위에 올라 유력 수상 후보군이다. 응구기는 아프리카 문학의 거장이다. 케냐가 1963년까지 영국의 식민지였던 까닭에 초기에는 식민지 시절을 다룬 소설을, 독립 후엔 부패한 독재정권에 비판적인 작품을 써냈다. 그를 감옥으로 보낸 대표작 《피의 꽃잎들》과 김지하 시인의 ‘오적’에 영감을 받아 썼다는 소설 《십자가 위의 악마》 등이 국내에 번역 출간돼 있다. 2016년 제6회 박경리문학상을 받았다. 1986년 나이지리아의 월레 소잉카 이후 35년 만에 아프리카 출신이 노벨문학상을 받을지 주목된다.

카슨과 애트우드, 콩데 역시 언제 노벨문학상을 받아도 놀랍지 않을 작가로 평가된다. 캐나다의 천재 시인으로 불리는 카슨은 난해하면서 독창적이고 아름다운 시로 유명하다. 고대 그리스어를 전공한 고전문학 박사로, 신화 속 이야기를 새로운 관점으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세계적인 명성을 얻었다. 애트우드는 여성주의 관점의 시와 소설을 주로 썼고, 맨부커상을 두 차례 수상했다. 대표작 《시녀 이야기》는 1985년 출간 후 몇 달 동안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켰으며 영화와 오페라, 드라마로도 제작됐다. 캐나다는 2013년 앨리스 먼로가 노벨문학상을 받는 등 최근 저력을 보이고 있다.

콩데는 프랑스령 과들루프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보냈다. 카리브해에 있는 작은 섬이다. 자신의 정체성이기도 한 흑인, 여성, 피식민지배자를 주제로 글을 써왔다. 소설 《나, 티투바, 세일럼의 검은 마녀》와 자서전 《울고 웃는 마음》이 국내에 출간돼 있다. 콩데는 노벨문학상의 대안으로 2018년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수여된 뉴아카데미 문학상을 받았다.

에르노는 며칠 새 순위가 급등했다. “직접 체험하지 않은 허구를 쓴 적은 한 번도 없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말하는 작가다. 사회·역사·문학·개인 간 관계를 예리한 감각으로 관찰하며 가공도 은유도 없는 독창적인 작품 세계를 이룩했다. 국내에 《단순한 열정》 《얼어붙은 여자》 《세월》 등이 번역돼 있다.

하루키를 제외하면 아시아권 작가들의 수상 가능성은 크지 않은 편이다. ‘중국의 카프카’로 불리는 찬쉐(68)가 공동 12위, 중국 소설가 옌롄커(63)와 한국의 고은(88)이 공동 15위, 중국의 위화(61)가 30위에 올라 있다. 순위가 낮아도 수상 가능성을 배제할 순 없다. 지난해 노벨문학상을 받은 미국 시인 루이즈 글릭은 베팅 사이트와 해외 언론의 후보 명단에 없었지만 깜짝 수상했다. 가장 최근 노벨문학상을 받은 아시아 출신 작가는 2012년 중국 소설가 모옌이다.

거장 중에서도 노벨상을 받지 않은 사람이 많다. 레프 톨스토이는 16번이나 후보에 올랐지만 무관에 그쳤다. 코로나19로 인해 수상자는 작년과 마찬가지로 스웨덴 스톡홀롬이 아니라 자국에서 상을 받는다. 심사에 오른 후보와 심사 과정은 50년 동안 비밀에 부쳐진다.

임근호 기자 eig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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