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민성대장증후군, 내게 딱 맞는 약은 ?

입력 2021-10-08 17:07   수정 2021-10-18 18:59


드라마나 영화에서 결정적인 순간마다 주인공의 발목을 붙잡는 클리셰가 있습니다. 조연이나 엑스트라가 잔뜩 찌푸린 얼굴로 “미안하지만 나, 과민성 대장증후군이야”라고 외치며 화장실로 달려가는 장면이죠. 관객에게 가벼운 웃음을 주기 위해 넣는 장면이지만 해당 질환을 앓는 환자들이 본다면 글쎄요….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생명을 위협하진 않지만 불편한 증상이 지속되면서 잘 완치되지 않아 삶의 질을 현저히 떨어뜨릴 수 있는 질환으로 꼽힙니다. 인구의 20% 정도가 평생 한 번은 경험할 정도로 흔한 질환이기도 합니다.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지 않습니다. 다만 소장과 대장의 비정상적인 운동이나 내장 감각의 과민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또 이런 과민성은 장관 감염과 염증, 스트레스, 호르몬 변화, 술 같은 특정 음식에 대해 반응한다는 게 밝혀졌죠.

과민성 대장증후군의 대표 증상은 강한 고통을 동반하는 복통입니다. 복부 어느 부위에서든 발생할 수 있으며, 주로 복부 정중앙이나 배꼽 중심으로 좌측하부에서 나타납니다. 통증은 주로 배변과 함께 사라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영화·드라마에서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호소하는 인물들이 배를 부여잡고 화장실로 뛰어가는 이유죠.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완화하기 위한 약을 선택하기 전엔 환자 자신이 어떤 유형인지를 알아야 합니다. 설사 증상이 빈번하다면 ‘로페리드’(한미약품·사진) ‘로프민’(영일제약) 같은 지사제를 그때그때 사용하는 게 효과적일 수 있습니다. 하루 배변 횟수를 줄일 수 있습니다. 설사 때문에 아침 출근이나 장거리 여행이 걱정될 경우엔 하루 전에 지사제를 먹는 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변비로 오는 과민성 대장증후군 환자라면 식이섬유를 함유한 팽윤성하제가 효과적입니다. 이런 약으론 ‘무타실산’(일양약품) 등이 있습니다. 식이섬유가 주성분인 팽윤성하제는 부작용이 거의 없지만 반드시 충분한 양의 물을 함께 마셔야 합니다.

하지만 앞서 소개한 약들은 설사와 변비 문제를 일부 해결해줄 순 있지만 복통을 경감해주지는 못합니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복통을 줄여주는 진경제를 추천합니다. ‘포리부틴’(삼일제약)은 설사형과 변비형 과민성증후군에 관계없이 이용할 수 있는 진경제입니다. 규칙적인 장관 운동을 유도해 복통을 줄여줍니다. 설사형 과민성증후군으로 복통이 심하다면 부스코판 또는 부스코판플러스(사노피아벤티스코리아)를 권합니다. 과다 수축된 위장관 평활근을 이완시켜 복통을 경감해 줍니다. 부스코판플러스엔 진통제로 잘 알려진 아세트아미노펜이 들어 있어 진통 효과가 더 좋습니다.

전문가들은 과민성 대장증후군이 의심된다면 먼저 병원을 찾길 권합니다. 자신이 어떤 유형의 과민성 대장증후군인지 알 수 있고, 전문의약품의 도움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과민성 대장증후군은 완치가 어렵고 매번 약 처방을 위해선 병원을 찾아야 합니다. 이런 번거로움 때문에 일반의약품을 선호하는 이들도 적지 않습니다.

비약물요법도 도움이 됩니다. 내장 감각을 자극할 수 있는 알코올, 유당, 기름진 식사 등을 최소화하는 것입니다. 페퍼민트 차가 아닌 캡슐형 페퍼민트 오일도 진정 효과를 줄 수 있습니다. 김명규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페퍼민트에 함유된 멘톨이 칼슘채널을 차단해 평활근을 이완해줄 수 있어 증상 완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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