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분할 막바지 작업 앞둔 SKT…"신설기업 75조 규모로 키운다"

입력 2021-10-11 07:08   수정 2021-11-09 00:01


‘새판 짜기’ 작업 중인 SK텔레콤이 인적분할 막바지 작업에 나선다. SK텔레콤은 통신·구독서비스에 주력하는 기존 기업과 반도체·커머스·모빌리티 등 비통신 신사업 투자를 담당하는 신설기업 등 둘로 나눠진다.
SK텔레콤, 12일 임시주총
SK텔레콤은 오는 12일 서울 을지로 SKT타워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존속기업 'SK텔레콤 주식회사'와 분할 신설기업 'SK스퀘어'로의 기업분할 안건을 결정할 예정이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기업 인적분할에 착수했다. 지난 6월10일엔 이사회를 열어 기업분할 계획서를 결의했다. 분할 방식은 인적분할로, 비율은 존속회사(통신기업) 약 0.607, 신설회사(투자전문기업) 약 0.392다.

임시 주주총회에서 기업분할 안건이 통과되면 다음달 1일을 기일로 기업 분할이 이뤄진다. 주식 매매거래정지 기간(10월 26일~11월 26일)을 거친 뒤 오는 11월 29일에 나뉜 두 기업을 변경·재상장한다.
기존기업은 통신·구독·AI 집중
SK텔레콤은 기존 기업을 이동통신사업(MNO)에 집중하는 존속기업과 투자전문 신설기업으로 나눈다.

존속회사는 SK텔레콤 사명을 유지하고 통신업과 AI, 디지털 인프라 사업에 주력한다. 메타버스, 모바일에지컴퓨팅(MEC) 클라우드, 통신업 기반 신사업도 담당한다.

유영상 SK텔레콤 MNO 사업대표가 기존 기업의 수장을 맡을 예정이다. 자회사로는 SK브로드밴드와 SK텔링크, 피에스앤마케팅, F&U신용정보, 서비스탑, 서비스에이스, SK오앤에스 등을 둔다.

존속기업의 새로운 성장 엔진은 AI 기반 구독 서비스다. 지난 8월 신규 구독 브랜드 ‘T우주’를 선보였다. 새 구독 서비스는 다른 통신사 이용자도 이용할 수 있다. 2025년까지 가입자 3500만 명, 매출 1조5000억원을 확보하는 게 목표다.

T전화, 티맵, Btv, AI 스피커 ‘누구’ 등을 융합한 AI 플랫폼 사업도 확장한다. 누구 서비스를 생활 전방위에서 쓸 수 있는 일명 ‘누구 에브리웨어’를 이루는 게 목표다.
SK스퀘어, 하이닉스·티모비 등 자회사
신설기업의 이름은 SK스퀘어다. 박정호 SK텔레콤 최고경영자(CEO)가 신설기업을 이끈다. 박 CEO는 지난 3월말 SK하이닉스 대표이사로 선임돼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CEO를 겸임하고 있다. 이번 지배구조 개편을 앞두고 전초작업을 벌였다는 분석이다.


윤풍영 SK텔레콤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사내이사로 합류한다. 지난 8월 원스토어 이사회에 선임된 허석준 SK텔레콤 프라이빗플레이스먼트 그룹장도 그렇다. 송재승 SK텔레콤 코퍼레이트디벨롭먼트 그룹장도 함께한다. 예상 이동 직원 규모는 일단 100여명 가량인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SK스퀘어의 기업 가치를 2025년까지 75조원 규모로 키운다는 방침이다. 총 16개 회사를 자회사로 편제한다. SK하이닉스, ADT캡스, 11번가, 티맵모빌리티, 원스토어, 콘텐츠웨이브, 드림어스컴퍼니, SK플래닛, FSK L&S, 인크로스, 나노엔텍, 스파크플러스 등이 들어간다.

SK텔레콤이 1대주주인 e스포츠기업 SK Telecom CST1, SK텔레콤의 미국 투자회사인 SK Telecom TMT Investment, 양자암호기업 ID Quantique(IDQ), SK텔레콤과 도이치텔레콤의 기술합작회사인 Techmaker도 신설기업 자회사로 배치된다. 이들 중 일부는 기업공개(IPO)를 추진한다.
"기업 쪼개 가치 올린다"
SK텔레콤은 인적분할 이후 기업가치가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있다. SK하이닉스 등 주요 자회사를 보유한 기업을 통신기업과 아예 분리하면 보유 지분 가치를 재평가받을 수 있어서다.

주요 사업에 투자를 강화하면 ‘2차 효과’도 예상된다. 사업을 분리하면 각 분야 현황 파악이 쉬워져 투자에 더욱 집중할 수 있다.

내년부터 시행되는 개정 공정거래법도 올해 SK텔레콤이 지배구조 개편을 하려는 이유다. 이 법이 시행되면 지주사는 상장 자회사의 지분율을 기존 20%에서 30% 이상으로 높여야 한다. SK텔레콤이 SK하이닉스 지분율을 그만큼 늘리려면 약 10조원을 투입해야 한다.
SK스퀘어는 고정배당 없어
SK텔레콤은 인적분할 과정에서 주식 액면분할도 결정했다. 액면분할은 주식 한 주를 일정 비율에 따라 여럿으로 나누는 일이다. 액면가 500원인 주식을 액면가 100원짜리 주식 5개로 쪼개겠다는 게 SK텔레콤의 계획이다.

액면분할 후 SK텔레콤의 발행주식 총수는 기존 7206만143주에서 3억6030만715주로 늘어난다. 이에 따라 SK텔레콤 주식 20주를 보유한 주주는 액면분할 후 총 100주를 갖게 된다. 이후 인적분할 비율에 따라 존속회사 주식 60주, 신설회사 주식 39주를 각각 교부받는다. 소수점 이하 단주는 인적분할 후 변경·재상장일 종가로 환산해 현금으로 바꿔받는다.

기존 기업 SK텔레콤은 지난 2분기 말부터 시행한 분기배당 기조를 이어간다. 지난 1분기말 배당액은 오는 4분기에 합산해 지급할 계획이다. 앞서 인적분할 이후에도 주당 연 1만원선이었던 전년 수준 배당 규모를 유지하겠다고 공언했다.


인적분할 후 신설기업은 고정배당을 하지 않는다. 지난 8월 윤풍영 CFO는 2분기 실적발표 이후 컨퍼런스콜에서 "신설기업은 투자기업인만큼 현재로서는 고정적인 배당을 고려하고 있지 않다"며 "다만 향후 성공적인 투자 엑시트(투자회수)건이나 유동화가 발생하는 경우에 특별배당을 실시하는 등 주주환원정책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SK텔레콤 주가는 올들어 28.4% 뛰었다. 인적분할을 공식 발표한 지난 4월14일 이후 주가상승폭은 약 3.7%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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