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 큰손' 된 바이오노트, 유바이오로직스 최대주주로

입력 2021-10-11 17:56   수정 2021-10-12 01:20

코로나19 진단 시장을 대표하는 국내 기업으로는 올해 상반기 약 2조원의 매출(1조9595억원)을 낸 SD바이오센서가 단연 첫손에 꼽힌다. 그 뒤엔 이 회사에 진단키트 반제품을 납품하며 ‘84%’라는 경이적인 영업이익률을 낸 알짜 기업이 있다. SD바이오센서의 2대주주인 바이오노트다. 지난 상반기 매출 4497억원, 영업이익 3758억원의 실적을 냈다.

풍부한 자금력을 갖춘 바이오노트는 SD바이오센서와 함께 국내 바이오업계를 뒤흔들 ‘큰손’으로 최근 주목받고 있다. 국내 바이오업계 인수합병(M&A)의 핵으로 떠올랐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바이오노트는 코로나19 백신 개발사 유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장내 매수해 최근 최대주주로 올라섰다. 올해에만 775억원을 들여 바이오기업 4곳의 지분을 확보했다.

유바이오로직스 지분 6.25% 확보
바이오노트는 지난 8일 유바이오로직스 주식 226만3550주(지분율 6.25%)를 확보했다고 공시했다. 기존 최대주주인 김덕상 유바이오로직스 이사(5.95%, 특수관계인 포함)를 제치고 최대주주가 됐다. 바이오노트의 주식 매입은 유바이오로직스가 모르는 상황에서 진행됐다. 유바이오로직스는 뒤늦게 경위를 파악하느라 분주했다. 회사 관계자는 “투자 배경을 파악하기 위해 바이오노트 측과 논의할 계획”이라고 했다.

바이오노트는 3월부터 유바이오로직스 주식을 사모으기 시작했다. 상반기에만 359억원을 들여 유바이오로직스 지분 4.75%를 확보했다. 지난달 30일과 지난 7일에는 287억원어치를 장내 매수해 지분을 6.25%로 늘렸다. 7개월간 지분 매입에 들인 돈은 646억원이다. 유바이오로직스는 코로나19 백신으로 국내 임상 2상을 하고 있는 백신 개발사다.

바이오노트는 적대적 M&A에는 일단 선을 그었다. 회사 관계자는 “일반 투자 목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업계와 시장 일각에서는 유바이오로직스 경영권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지분 매입 목적을 처음에는 일반 투자라고 했다가 경영 참여로 바꾸고 적대적 M&A에 나서는 선례가 많아서다. 지분 매입 배경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바이오노트의 바이오기업 투자는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 회사는 4월부터 유바이오로직스를 포함해 씨티씨바이오(37억원), 셀리드(72억원), 엔에이백신연구소(20억원) 등 바이오업체 4곳의 지분을 사들였다. 지난해에는 카브(17억원), 팜캐드(10억원) 등 2곳에 투자했다. 이들 기업 모두 백신 관련 사업을 하고 있다. 카브는 동물용 백신 원천기술을, 팜캐드는 인공지능(AI)을 이용한 백신 후보물질 도출 플랫폼을 보유하고 있다.
동물용 코로나19 백신개발 속도
바이오노트가 보유한 현금 자산은 6월 기준 3179억원이다. 바이오노트는 조영식 SD바이오센서 의장(사진)이 최대주주이자 회장을 맡고 있는 동물진단 전문기업이다. 지난 상반기 매출의 85%를 SD바이오센서를 통해 올렸다. SD바이오센서의 현금성 자산 5078억원을 합치면 두 회사가 동원할 수 있는 현금만 8000억원을 넘는다.

업계에선 실탄이 두둑한 바이오노트의 바이오기업 투자 행보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SD바이오센서도 지난달 연속 혈당측정기 개발사인 유엑스엔 지분 인수에 400억원을 투자해 최대주주가 됐다.

SD바이오센서가 인체 대상 현장진단 사업 쪽에 주로 지분 투자하고 있다면 바이오노트는 동물용 백신 개발 역량을 키우는 데 집중하는 모양새다. 지난해 3월 유바이오로직스, 카브, 씨티씨백과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코로나19 동물용 백신을 개발 중이다. 씨티씨백은 씨티씨바이오가 백신 개발 전문성을 키우기 위해 세운 자회사다. 컨소시엄 참여 기업 모두에 바이오노트의 투자가 이뤄진 셈이다.

업계 관계자는 “바이오노트는 국내 최초로 상용화한 개 독감 예방 백신으로 미국 MSD애니멀헬스와 특허 사용 계약을 체결해 판매 수익의 일부를 받고 있다”며 “SD바이오센서와 바이오노트를 비롯한 진단 기업들이 새 사업에 나서기보다는 기존 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쪽으로 투자를 늘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주현 기자 dee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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