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쌍쉐', 안방서도 벤츠·BMW에 뒤진다…사상 초유의 상황

입력 2021-10-13 15:26   수정 2021-10-13 15:48


국내 완성차 업체 중견3사 입지가 점차 좁아지고 있다. 올해는 르노삼성·쌍용차·한국GM 3사 모두 수입 브랜드인 메르세데스-벤츠와 BMW에 연간 실적이 뒤지는 첫 해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3일 각 사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중견3사 완성차 내수 판매량은 합계 13만463대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9만6213대에 비해 33.6% 뚝 떨어진 수치다. 업체별로는 쌍용차가 전년 동기 대비 34.5% 감소한 4만997대, 르노삼성이 41.8% 줄어든 4만2803대를 팔았다. 한국GM은 22.3% 감소한 4만6663대 판매를 기록했다.

차량 모델별로도 대부분 판매량이 감소했다. 쌍용차는 코란도 판매량이 55.0%, 렉스턴 판매량이 45.7% 줄었다. 르노삼성은 SM6 73.3%, XM3 57.8% 등의 감소율을 보였고 한국GM은 트랙스 57.7%, 말리부 52.9% 등의 판매량 감소가 눈에 띄었다. 3사 차종 가운데 판매량이 전년 대비 늘어난 모델은 한국GM의 트레일블레이저(5.7%)와 카마로 SS(5.9%) 뿐이다.


국내 중견3사 판매량이 바닥을 거듭 확인하며 줄어드는 반면 수입차 시장은 지속 성장 중이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에 따르면 올해 들어 9월까지 수입차 누적 신규등록대수는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2.0% 증가한 21만4668대에 달했다.

현 추세가 연말까지 계속된다면 올해 수입차 판매량은 28만대를 넘어설 전망이다. KAIDA 집계에서 제외되는 비회원사 테슬라(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 집계기준 누적 1만6288대 판매)와 연말 성수기를 감안하면 30만대 돌파도 무난할 것이라는 평가다.

수입차 주요 브랜드 실적은 이미 국내 중견3사를 뛰어넘었다. 수입차 1위 메르세데스-벤츠는 9월까지 6만2232대를 팔아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6.2% 성장했다. 벤츠의 베스트셀링 모델인 E클래스 세단 판매량만 따져도 2만1989대에 달한다. 같은 기간 BMW도 전년 동기 대비 25.5% 증가한 5만2441대를 판매하며 국내 중견3사를 여유있게 따돌렸다.


중견3사 모두 수입차 브랜드보다 저조한 판매량을 기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19년 한국GM(7만6471대)이 벤츠(7만8133대)에 뒤진 적 있었지만 당시 쌍용차(10만7789대)와 르노삼성(8만6859대)은 우위를 지켰다. 지난해에도 중견3사는 모두 연간 판매량에서 벤츠를 앞섰다.

올해 유독 중견3사가 부진한 원인으로는 '신차 부재'가 꼽힌다. 벤츠는 올해 순수 전기차 2종을 포함해 9종의 신차를, BMW도 7종의 신차를 국내에 선보인다. 이에 비해 쌍용차는 지난 4월 부분변경(페이스리프트) 모델인 픽업트럭 '더 뉴 렉스턴 스포츠·칸'을 선보인 이후 마땅한 신차가 없다.


르노삼성과 한국GM 역시 모기업으로부터 신규 차량을 확보하지 못했다. 기존 차량은 노후화가 진행되고 경쟁사들이 신차를 선보이면서 중견3사 경쟁력이 떨어지는 셈이다.

더 큰 문제는 올해 자존심을 지켜낼 대응책도 마땅치 않다는 것. 르노삼성은 지난해 11월 더 뉴 QM6 이후 예정된 신차가 없다. 더 뉴 QM6도 대대적 변화는 없는 업그레이드 모델이었다.

한국GM 역시 이렇다할 신차를 내놓지 못하고 있다. 당초 수입 모델을 중심으로 올해 4~5종의 신차를 선보일 계획이었지만, 전기차 볼트EV 부분변경 모델과 볼트 EUV가 리콜 문제에 발목이 잡히며 계획이 틀어졌다.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인 쌍용차는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처지다.


신차 부재 장기화에 따라 내년까지 중견3사의 부진이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르노삼성 등이 상품성을 개선한 연식변경 모델을 선보이고 있지만, 어디까지나 기존 차량에서 인포테인먼트 등 일부를 바꾼 수준이라 시장의 큰 관심을 받긴 어렵다.

한국GM은 2023년으로 예정된 신형 크로스오버유틸리티차량(CUV) 생산 시점까지 타호, 이쿼녹스 등 수입차를 들여와 신차 부재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도입 가능 물량에 한계가 있어 판매량을 크게 늘리긴 쉽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국산 브랜드가 수입차보다 낮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것은 탄탄한 판매·사후관리(AS) 망의 효용을 넘어설 정도로 차량 상품성이 떨어진다는 의미"라며 "노후화된 기존 모델을 대체할 신차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중견3사 부진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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