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黨 해체' 발언에 홍준표·유승민·원희룡 '집중포화'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당 해체’ 발언이 일파만파로 번지고 있다. 당내 경선주자들은 일제히 성명을 발표하면서 윤 전 총장 공격에 나섰다. 네거티브 공방이 치열해지면서 후보 간 신경전도 격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14일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홍준표 의원와 유승민 전 미래통합당(현 국민의힘) 의원은 전날 자신들을 공격한 윤 전 총장을 향해 각각 “못된 버르장머리” “비겁한 행위” 등 원색적인 표현을 써가며 반격했다.

윤 전 총장은 지난 13일 제주지역 합동 토론회 직전 열린 제주선거대책위원 임명식에서 홍 의원과 유 전 의원 등이 자신에게 공세를 펼치는 것에 대해 “정권을 가져오느냐, 못 가져 오느냐는 둘째 문제고, 정말 이런 정신머리부터 바꾸지 않으면 우리 당은 없어지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 이들 예비후보를 향해서는 “그분들이 제대로 했으면 정권이 넘어갔겠으며, 지방선거와 총선에서 저렇게 박살이 났겠느냐”고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날 SNS에 “그간 온갖 설화도 그냥 넘어갔지만 이건 넘어가기 어렵다”며 “참 오만방자하고, 뻔뻔하고 건방지기 짝이 없다”고 글을 썼다. 이어 “그 못된 버르장머리를 고치지 않고서는 앞으로 정치를 계속하기 어렵겠다”며 “다음 토론 때는 혹독히 검증하겠다”고 경고했다.

유 전 의원은 서울 견지동 조계사불교역사문화기념관 방문 직후 기자들과 만나 “뒤에서 공격하듯 토론 몇 시간 전에 발언한 것은 굉장히 비겁한 행위”라며 “우리 당에 대해 경험도 없고 애정도 없는 사람이 왜 이 당에 들어와 그런 말을 하는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 윤 전 총장으로부터 러브콜을 받고 있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도 “검증하다 보면 후보 개인은 매우 불편하거나 힘들 수도 있지만 당 해체 발언은 분명한 실언이고 당원 모욕”이라고 꼬집었다.

윤 전 총장의 발언에 지도부도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경기도당 현장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윤 전 총장 입장이 (상대 후보) 공격에 반응하는 것이었다면, 그 화살을 당 해체로 돌리는 것은 개연성이 좀 떨어져 의아하다”며 “어쨌든 후보 간 그런 설전이 지지자들이 우려할 정도까지 격화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경고했다.

정치권에서는 윤 전 총장이 경선 과정에서 자신에 대한 네거티브 수위가 높아지자 이 같은 발언을 한 것으로 분석했다.

이동훈 기자 lee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