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T, 청각장애 택시기사 자립 도왔다

입력 2021-10-17 17:01   수정 2021-10-18 02:50

청각장애인 신명철 씨(54)는 올초부터 택시 운전대를 잡았다. 전에 하던 택배기사 일은 동료들과의 의사소통이 어려워 매번 단기 근로에 그쳤지만 이번엔 달랐다. 택시 내부에 음성인식 기능(TTS), 첨단 운전자 지원 시스템(ADAS) 등 각종 정보통신기술(ICT)이 적용된 덕분이다. 신씨는 “이전과 달리 꾸준하고 쾌적하게 일할 수 있어 즐겁다”고 말했다.


그가 근무하는 기업은 스타트업 코액터스다. 청각장애인 기사가 운전하는 택시 호출 서비스 고요한M을 운영한다. SK텔레콤이 지원한 ICT로 서비스 안정성과 신뢰도를 높였다. 그 덕분에 2018년 출범 후 누적 운행 횟수가 3만2800건을 넘겼다. 초기 13명에 불과하던 기사는 지난 7월 기준 87명으로 늘었다.

17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코액터스의 협업은 다음달 3주년을 맞는다. 2018년 자사 택시호출 서비스 ‘티맵 택시(현 UT)’를 경쟁 서비스와 차별화하기 위해 ‘착한 기술, 착한 이동’을 표방하던 SK텔레콤이 코액터스를 발굴해 지원했다. 이를 주도한 여지영 SK텔레콤 ESG혁신그룹 오픈콜라보 담당(부사장)은 “업계 맏형격인 SK텔레콤이 스타트업의 길을 터줘야 한다는 생각에 단발성 지원 대신 꾸준한 협업을 택했다”고 말했다. 코액터스 소속 청각장애인 기사들은 월평균 255만원을 번다. 국내 청각장애인 10명 중 7명의 월평균 수입이 100만원 이하인 점을 고려하면 상당히 안정적인 직장이다.

SK텔레콤이 고요한M 서비스를 활성화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택시기사와 승객 간 소통 문제 해결이었다. 회사는 기사와 승객이 필담을 나눌 수 있도록 택시에 태블릿을 설치했지만 정작 문제는 승객이 택시를 타기 전과 후에 주로 발생했다. 택시기사가 전화벨 소리를 듣기 어려워 탑승 위치 변경 등 승객의 요청사항을 반영하기 어려웠다. 불친절하다는 오해를 받아 ‘불량 서비스’ 신고를 받기 일쑤였다.

SK텔레콤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시각 정보 기반의 호출 기능을 적용했다. 콜(호출)이 들어오면 스마트폰 화면 전체가 깜빡거리게 했다. 서비스 개선을 위해 택시기사 자격증을 따서 직접 택시를 운행해본 여 부사장의 경험에서 나온 조치다. 그는 “택시를 운전할 때는 전방과 양옆, 계기판을 계속 확인해야 한다”며 “청각장애 기사에게 주요 알림을 시각적으로 또렷하게 보여줘야 하는 것도 이 때문”이라고 했다. 차량엔 SK텔레콤의 ADAS도 적용했다. 전방 차량이나 보행자와 추돌 위험이 있으면 기사에게 촉각 신호를 보내는 기능이다. 모바일 손목시계인 ‘T케어 스마트워치’를 통해 기사가 진동으로 알림을 받게 했다.

고요한M은 작년 세계 3대 ICT 전시회 중 하나인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에서 ‘테크 포 굿’ 부문 상을 받았다. 모바일 기술로 취약계층의 접근성과 사회적 포용성을 높인 서비스에 주는 상이다.

SK텔레콤과 스타트업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협업 사례는 늘어날 전망이다. 6월엔 ‘ESG 코리아’ 프로그램을 가동했다. 스타트업의 ESG 목표 설정부터 서비스 개발, 시장 진입, 사업 확장까지 전방위 지원을 한다는 계획이다. 스타트업이 기술 적용 사례를 쌓을 수 있도록 SK텔레콤이 사업 기회를 제공하기도 한다. 미세먼지 저감필터 개발 기업 칸필터가 SK텔레콤 본사 건물에 미세먼지 저감 기술을 적용할 수 있게 한 것이 대표적이다. 여 부사장은 “사회적 가치와 경제적 가치를 함께 창출할 수 있는 기업에 적극 투자할 계획”이라며 “제2의 코액터스를 발굴해 시너지 효과를 내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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