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셋톱박스의 변신'…송출 수단 넘어 스피커·AI플랫폼 기기로 활용

입력 2021-10-18 15:25   수정 2021-10-18 15:26


세계적인 음향 전문가가 소리 튜닝에 참여하고 출력 높은 우퍼 스피커를 달았다. 인공지능(AI) 기능도 적용했다. 고가의 홈시어터 장비 얘기가 아니다. 요즘 셋톱박스(방송 수신용 단말기)가 그렇다. 최근 유료방송 업계에선 셋톱박스를 음향·AI 기기나 플랫폼 기기로 활용하려는 움직임이 뚜렷하다. 인터넷TV(IPTV), 케이블TV를 보기 위한 필수 장비인 셋톱박스에 각종 특화 기능을 더하면 사용자들을 장기간 묶어두는 록인효과(자물쇠 효과)를 낼 수 있어서다.


코로나19 이후 재택 시간이 늘어나면서 고기능 가정용 미디어 기기 수요가 늘어난 영향도 있다. 이전엔 극장을 찾던 이들이 거실 TV를 작은 영화관처럼 꾸며 ‘홈시네마’를 즐기는 식이다. 유료방송 업계 관계자는 “한 번 유료 방송 서비스에 가입하면 같은 셋톱박스를 2~3년 쓰는 게 일반적”이라며 “셋톱박스에 프리미엄 기능을 더하면 방송 서비스 요금 인하 경쟁을 하지 않고도 장기간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 음향기술 속속 접목
주요 유료방송 기업은 세계적으로 유명한 음향기업들과 셋톱박스 협업에 나섰다. 비싼 음향 장비 없이도 셋톱박스만으로 시청 몰입감을 높이려는 시도다. 지난 13일 SK브로드밴드가 글로벌 오디오 전문브랜드 뱅앤올룹슨과 함께 사운드바 일체형 AI 셋톱박스 ‘AI 사운드 맥스’를 출시했다. 가로 78㎜, 폭 97㎜, 높이 64㎜의 막대 모양에 40W(와트) 우퍼 스피커 두 개, 15W 풀레인지 스피커 두 개를 장착한 셋톱박스다. 뱅앤올룹슨의 음향 전문가가 스피커 설계와 튜닝을 하고 검증까지 했다. SK브로드밴드의 IPTV 서비스 Btv에 특화한 음향도 제공한다. 콘텐츠의 메타정보를 기반으로 음장모드가 알아서 변한다. 뉴스를 방송할 때는 아나운서 목소리를 더욱 또렷하게 처리하고, 영화를 볼 때는 저·중·고음별 음향 균형을 고루 잡아주는 식이다.


LG유플러스는 지난 8월 돌비 영상·음향 기술을 동시 적용한 셋톱박스 ‘U+tv 사운드바 블랙’을 내놨다. 장면마다 소리로 공간감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 영상 화면 중 시청자와 가까운 쪽에서 출입문을 여는 소리, 먼 곳에서 나는 자동차 경적 등을 구분해 들려준다. 오디오 전문 브랜드 JBL이 설계한 고출력 스피커 8개, 앰프 3개도 장착했다.
○딜라이브는 교육·호텔 특화 서비스
케이블TV 기업 딜라이브는 최근 자사 셋톱박스 ‘딜라이브OTTv’에 교육 플랫폼 기능을 더해 기업간거래(B2B) 사업에 나섰다.

각종 교육용 콘텐츠를 제공하는 학교 전용 앱 ‘에듀 클래스’를 셋톱박스에 더했다. 전국 초·중·고교를 대상으로 서비스해 기존 교육용 DVD 서비스를 대체하는 게 목표다. 딜라이브는 향후 이 같은 서비스를 대학교로도 확대할 계획이다.

딜라이브는 지난 8월 주요 호텔 50여 곳과 함께 딜라이브OTTv 연계 서비스를 출시하기도 했다. 신라스테이, 롯데호텔L7, 파라다이스호텔 부산, 웨스틴조선호텔 등을 이용하는 투숙객이 딜라이브의 셋톱박스를 이용할 수 있게 했다.


KT는 AI 스피커 ‘기가지니’ 시리즈를 셋톱박스로 확장하고 있다. 지난 6월 나온 기가지니3는 이용자와의 대화를 통해 AI가 콘텐츠를 추천해주는 AI 큐레이션 기능을 더했다. 고품질 음향·영상 출력을 위해 오디오 기업 하만카돈의 스피커, 돌비 영상 기술을 적용했다.

가전제품 제어 기능도 강화했다. 이전까지는 600여 곳 제조사의 공기청정기·선풍기·에어컨 등 가전 6종에 대해서만 적외선(IR) 제어 기능을 적용했지만, 이 기기부터는 리모컨으로 작동하는 가전은 제조사나 모델에 관계없이 원격 제어를 할 수 있다. KT는 이르면 연내 기가지니3에 AI 기반 개인화 플랫폼을 적용할 계획이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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