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B 등 美 프로스포츠도 중계영상에 우리 기술 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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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0-18 17:44   수정 2021-10-19 00:49

지난 6월 열린 US오픈 골프대회에서 미국의 ‘장타자’ 더스틴 존슨이 호쾌한 드라이버샷을 한 순간, 카메라 88대의 무음 셔터가 쉴 새 없이 작동했다. 360도로 바라본 존슨의 스윙 영상이 곧바로 중계 화면에 나왔다. 골반 회전, 손목 꺾임 등 현장에 있어도 볼 수 없는 디테일한 부분까지 안방에 전달됐다.

스포츠 중계에 혁신적인 변화를 몰고왔다는 평가를 받는 이 기술은 국산이다. ‘4차원 특수영상’ 제작 솔루션 기업인 포디리플레이코리아 정홍수 대표(사진)의 작품이다. 이 회사의 360도 영상 제작 기술은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태권도 등 11개 종목에 적용됐다. 문화체육관광부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이 주최·주관한 ‘2021 우수 스포츠기업’ 강소기업 부문에도 뽑혔다. 정 대표는 “우수 스포츠기업으로 선정돼 영광스럽기도 하지만 흔치 않은 분야의 서비스 사업을 하고 있는 만큼 무거운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했다.

포디리플레이코리아는 ‘삼성맨’이던 정 대표가 2012년 차린 회사다. 삼성SDS에서 디지털 TV 및 카메라 관련 프로그램을 개발하던 정 대표는 평소 즐기는 야구 타격 게임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카메라로 촬영한 영상을 빠르게 재조합하는 기술을 떠올렸고, 안정적인 회사 생활을 정리한 뒤 승부수를 던졌다. 그는 “스포츠 경기를 게임의 한 장면과 같이 구현하면 더 많은 사람이 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데뷔부터 ‘만루 홈런’을 기대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당시 규모가 작은 국내 스포츠 시장에선 360도 중계 영상 기술이 매력적이지 않았다. 갓 출범한 신생 회사가 곧바로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릴 수밖에 없었던 이유다. 정 대표는 “가방 하나 들고 미국에 건너가 미국 방송국 사람들을 만나 기술을 설명했다”며 “말 그대로 ‘맨땅에 헤딩’을 했다”고 돌아봤다.

발로 뛴 그의 노력은 ‘행운의 안타’가 됐다. 처음부터 중계 시장이 큰 미국을 공략해 ‘쇼케이스’를 한 덕분에 빠르게 클라이언트를 모았다. 현재 이 회사의 솔루션은 미국프로농구(NBA), 미국프로야구(MLB), 미국프로골프(PGA)투어, 미국종합격투기(UFC) 등 대형 스포츠 리그에서 활용하고 있다. 올림픽 주관 방송사(OBS)로부터 기술력을 인정받아 2018 평창올림픽에 이어 2020 도쿄올림픽에서도 러브콜을 받고 기술력을 뽐냈다. CBS, NBC, ESPN 등도 모두 이 회사 파트너들이다.

최근에는 해외시장 진출을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본사를 미국 실리콘밸리로 이전했다. 포디리플레이코리아는 가상세계 메타버스 서비스에서 실제 스포츠를 감상하는 기술도 준비하고 있다. 정 대표는 “더 많은 연구개발을 통해 스포츠 영상 중계 분야에서 대한민국의 위상을 높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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