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도권 들어온 비트코인…美 첫 선물 ETF, 뉴욕거래소 '데뷔'

입력 2021-10-19 17:40   수정 2021-10-20 02:29

미국 최초의 비트코인 기반 상장지수펀드(ETF)가 19일(현지시간) 뉴욕증권거래소에 선보였다. 암호화폐업계는 비트코인이 제도권 투자상품으로 발돋움할 잠재력을 입증한 ‘사건’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미국의 ETF 전문 운용사 프로셰어즈는 비트코인 선물(先物)을 추종하는 ETF가 이날 거래를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 상품의 티커(종목코드)는 ‘BITO’. 한국에서 미국 증시에 투자하는 ‘서학개미’도 거래가 가능해진다. 마이클 사피어 프로셰어즈 최고경영자(CEO)는 “주식 거래엔 익숙하지만 암호화폐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망설였던 투자자에게 새로운 길을 열어줄 것”이라고 했다. 비트코인 기반 ETF는 캐나다, 독일 등에서 먼저 나왔지만 ‘자본시장 중심’ 미국에서의 첫 등장은 무게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 최근 한 달 새 비트코인값이 30% 넘게 뛴 것도 미국 ETF에 대한 기대가 선반영된 측면이 있었다.

BITO는 비트코인 현물(現物)을 직접 담은 상품은 아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의 비트코인 선물을 추종한다. 프로셰어즈 외에 발키리, 인베스코, 반에크 등도 이달 비트코인 선물 ETF를 출시할 전망이다. 미국에서 선물 ETF는 증권거래위원회(SEC)가 제동을 걸지 않으면 운용사가 서류 신청 작업을 마치고 75일 뒤 거래소에 올라간다.

경제매체 CNBC는 “비트코인 선물 ETF의 거래 시작은 초창기인 암호화폐산업에 커다란 이정표”라며 “이제 시장의 관심은 현물 비트코인을 기초자산으로 설계한 ETF의 승인 여부”라고 했다. 2013년부터 여러 자산운용사가 비트코인 ETF를 내놓으려고 SEC 문을 두드렸지만 번번이 퇴짜를 맞았다. SEC가 현물 ETF까지 승인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도 있다. 비트코인 선물은 감독당국 통제를 받는 CME에 뿌리를 뒀지만 현물은 민간 거래소에서 사고팔기 때문이다. 게리 겐슬러 SEC 위원장은 암호화폐 시장이 성숙하지 못했고 투자자 보호도 취약하다는 시각이 강하다.

ETF 전문가인 이태용 웨이브릿지 글로벌전략총괄(전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은 “선물 기반 ETF는 현물과의 가격 괴리, 롤오버(만기 연장) 비용 부담 등 구조적 한계가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비트코인 투자에 대한 개인·기관의 접근성이 높아지고 시장의 투명성이 향상되는 계기임은 분명하다”고 했다. 거래의 편의성, 저렴한 비용 등 ETF 특유의 강점은 그대로라는 것이다.

BITO의 거래 수수료는 0.95%로 ETF치곤 비싼 편이다. 하지만 미국 그레이스케일의 비트코인 투자신탁(GBTC)이나 유럽 및 캐나다의 비트코인 관련 ETF 수수료가 2%대임을 감안하면 ‘파격적’이라는 평가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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