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통·구토·속쓰림…내 증상에 맞는 숙취약은

입력 2021-10-22 16:57   수정 2021-11-01 16:04

왜 인간은 늘 같은 실수를 반복하게 되는 걸까요. 저는 이런 철학적인 고민을 매번 술 마신 다음날 아침에 하곤 합니다. 분명 ‘나는 알쓰(술을 잘 못 마시는 사람을 일컫는 유행어)다!’라고 마음속으로 세 번 외치고 저녁 자리에 가는데도 분위기에 휩쓸리다 보면, 네…. 화장실 변기를 끌어안게 되는 다음날 아침을 맞곤 합니다. 탈모치료제와 함께 개발만 된다면 노벨상을 받으리라 의심치 않는데, 왜 이 세상에 숙취를 없애주는 약은 없는 걸까요.

숙취약이 개발되지 못하는 까닭은 사람마다 숙취의 증세와 강도가 제각각이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입니다. 모든 사람의 숙취를 한 번에 잡을 수 있는 약은 없지만 지금까지 나온 약으로 어느 정도 대증 치료는 가능하다는 것이 ‘학계의 정설’입니다. 두통부터 메슥거림, 구토, 설사에 이르는 각종 숙취 증상에 사용할 수 있는 약을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두통입니다. 숙취 중 가장 흔한 증상이죠. 전문가들이 1순위로 추천하는 약은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입니다. 이지엔6애니(대웅제약) 등이 대표적이죠. 이부프로펜 계열 진통제는 간독성이 적기 때문에 알코올 분해로 지친 간에 부담을 최소화할 수 있어 가장 많이 추천됩니다. 하지만 이부프로펜은 위를 자극하기 때문에 잦은 과음 등으로 이미 위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 분이라면 오히려 위장 출혈을 일으키는 등 독이 될 수 있습니다. 이럴 땐 타이레놀(한국얀센) 같은 아세트아미노펜 제제가 차선책이 될 수 있습니다.

김명규 이화여대 약대 교수는 “보통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은 간독성 위험이 있어 과음 후 또는 알코올 중독장애 환자가 반드시 주의해야 할 약으로 알려져 있다”면서도 “위장 부작용에 대한 우려가 더 큰 상황이라면 아세트아미노펜을 권장량 범위에서 복용하는 정도로는 간에 단기간 큰 부담을 주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구토 또한 흔한 숙취 증상입니다. 이때엔 일반의약품으로 많이 나와 있는 트리메부틴말레산염정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트리메부틴말레산염은 위장관 운동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어 복부팽만과 구토 증상을 완화해줍니다. 구토·구역질 증상 없이 음주로 인한 위산과다로 속이 계속 쓰리다면 겔포스(보령제약)나 겔마(삼진제약) 같은 제산제가 도움이 됩니다.

술을 마신 다음날 설사가 심한 사람들도 있습니다. 과음 시 설사를 하게 되는 까닭은 알코올이 장의 점막 융모를 자극하기 때문입니다. 점막 융모가 자극받으면 기능이 떨어져 수분 흡수 기능이 저하되고, 결국 변이 묽어지거나 설사를 하게 됩니다. 과음한 다음날 설사가 심하다면 주성분과 관계없이 지사제 대부분이 도움이 됩니다.

술자리가 잦은 영업사원들의 ‘비장의 무기’로 알려진 ‘RU21’은 숙취 예방이나 해소에 도움이 될까요. 혹여 이 제품(약이 아니라 건강기능식품입니다)으로 큰 효과를 보고 계시다면 ‘위약 효과(플라시보 효과)’일 가능성이 큽니다. 미국 바이오기업 스피릿사이언스의 RU21 주성분은 비타민입니다. 1회분인 2정에 든 함량은 비타민B2가 8.5㎎이며 비타민 B6가 10㎎입니다. 비타민C는 60㎎이 들었습니다. 비타민B 계열만 따지면 흔히 판매되는 비타민B 복합제에 5~6배 이상 더 많은 함량이 들었습니다. 비타민C 단일로는 한 알에 500㎎이 든 제품도 많습니다. 김 교수는 “약도 좋지만 우리 몸은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알코올을 분해하기 때문에 휴식과 충분한 수분 섭취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이우상 기자 ido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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