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한국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투자회사 착한이인베스트는 2018년 11월 쌍방울이 발행한 3년 만기 CB 100억원어치를 인수했다. 이 회사 최대주주는 김성태 전 쌍방울그룹 회장이다.
이후 착한이인베스트는 KH그룹 계열사 두 곳으로부터 50억원을 대여받았다. KH E&T(옛 이엑스티)는 2019년 4월 착한이인베스트에 20억원을 빌려줬다. 같은 날 KH그룹의 또 다른 계열사인 장원테크도 착한이인베스트에 30억원을 대여했다.
그런데 나석규 금강인프라건설 대표는 2019년 12월 KH E&T가 대양금속 인수를 위해 설립한 투자조합 지분을 사들여 대양금속을 인수했다. 나 대표는 2019년 4월 대장동 분양대행업자인 이기성 더감 대표로부터 100억원을 건네받은 인물로 알려졌다. 이 대표가 건네준 100억원은 김씨가 화천대유에서 빼낸 473억원 중 일부다.
경찰 조사에서 나 대표는 2014~2015년께 “대장동 토목사업권을 주겠다”는 이 대표에게 20억원을 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영학 회계사의 녹취록에는 나 대표가 ‘대장동 키맨’으로 꼽히는 남욱 변호사에게 따로 10억원을 건넸고, 이 중 8억3000만원이 유동규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기획본부장에게 전달됐다는 내용도 담겼다.
친문(친문재인) 성향 시민단체인 ‘깨어있는 시민연대당(깨시민당)’은 지난 7일 이 후보를 변호사비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로 대검찰청에 고발했다. 이 후보는 2018년부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면서 전직 대법관 등 28명의 변호인단을 꾸렸다. 법조계에서는 수임료가 최소 100억원에 육박할 것으로 보고 있지만 이 후보는 18일 경기도 국정감사에서 “변호사비로 2억5000만원을 지출했다”고 설명했다.
깨시민당이 공개한 한 제보자의 녹취록에는 2018년 10월 이 후보 사건 변호를 맡은 이태형 법무법인 엠 변호사(현 이재명 캠프 법률지원단장)가 수임료로 현금 3억원과 3년 뒤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 20억원어치를 받았다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전해졌다. 깨시민당은 “3년 뒤 팔 수 있는 상장사 주식은 쌍방울 CB일 가능성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 변호사가 2019년 12월부터 쌍방울 계열사 비비안의 사외이사를 맡는 등 이 후보 관련 인물 7명이 쌍방울그룹 사외이사를 지낸 점에 주목한 것이다.
착한이인베스트에 자금 50억원을 지원한 KH그룹과 대장동 관련 인물들의 인연도 관심을 끈다. 2019년 4월 KH E&T가 착한이인베스트에 대한 자금 대여를 결정할 당시 사외이사는 정호준·이철 전 민주당 의원이었다. 정 전 의원은 정대철 전 민주당 고문의 아들로 ‘정일형·이태영 기념사업회’ 이사장을 맡고 있다. 대장동 분양대행업자인 이기성 대표는 2018년부터 기념사업회 이사를 맡는 등 정 전 의원과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대표는 화천대유로부터 자문료를 받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영수 전 특별검사와 인척 관계다. 기념사업회 SNS에는 최근까지 이 대표 직함이 ‘KH E&T 회장’으로 등재돼 있었다.
이에 대해 KH E&T는 "이 대표가 회장직을 맡았다는 건 사실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기념사업회 관계자는 "담당 직원이 오타를 낸 것"이라고 했다.
오형주/좌동욱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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