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에세이] 오징어 게임, 기생충 그리고 BTS

입력 2021-10-26 17:05   수정 2021-10-27 00:34

‘오징어 게임’이 기록적인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넷플릭스에 공개된 이후 한 달 동안 1억4000만 명이 넘는 사람이 시청했다. 미국을 포함해 넷플릭스가 서비스되는 대부분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다.

게임 참가자들이 입은 녹색 트레이닝복은 세계적 유행 아이템이 됐고, 오징어 게임에 등장한 ‘무궁화꽃이 피었습니다’ ‘달고나 뽑기’ ‘구슬치기’ 등을 체험하는 체험관과 이벤트가 성황을 이루고 있다. 한국어를 배우려는 외국인까지 늘고 있다 하니 그야말로 오징어 게임 열풍이다. 2019년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2020년 오스카상을 동시 석권한 ‘기생충’에 이은 또 하나의 글로벌 문화 현상이 됐다.

이처럼 ‘오징어 게임’ ‘기생충’이 세계적인 호응을 얻은 것은 일차적으로는 짜임새 있는 각본과 연출, 적절히 조합한 미술과 음악 등 작품의 우수성 때문이겠지만 작품이 담고 있는 메시지가 언어의 장벽을 넘어 세계인의 마음을 사로잡은 데서 그 이유를 찾을 수 있다.

두 작품은 한 번 실패하면 빚에 시달리며 재기할 방법이 없는 절망적 현실, 커져만 가는 빈부격차와 경제적 불평등 상황을 전 세계인이 공감할 수 있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과장된 면도 없지 않지만 시청자들은 화면 속에 그려지는 세계가 단순한 허구가 아니라 언제든 내게 일어날 수 있는 현실로 느꼈을 것이다.

한편 희망의 메시지를 담은 한류 콘텐츠도 있다. 지난 7월 BTS는 마스크를 벗고 다함께 자유롭게 춤추는 날이 오길 희망하는 노래 ‘퍼미션 투 댄스(Permission to Dance)’를 발표했다. 빌보드 싱글차트 1위에 오른 이 곡은 코로나19 극복의 희망을 표현한 뮤직비디오와 ‘즐겁다’ ‘춤추다’ ‘평화’를 뜻하는 국제수화를 활용한 퍼포먼스로 지구촌 곳곳에 긍정의 에너지를 전파했다. 세계보건기구(WHO) 사무총장도 SNS에 “청각 장애로 음악을 즐기는 데 어려움을 겪는 전 세계 15억 명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며 감사를 표했다.

이렇듯 현재 K콘텐츠와 한류의 영향력은 대단하다. 한국이 코로나19 대유행 기간 중 할리우드의 가장 강력한 경쟁자로 급부상했다는 해외의 평가가 있을 정도다. 하지만 걱정스러운 점도 없지 않다. 과거 일본 영화와 홍콩 영화가 세계를 주름잡던 시절이 있었다. 전문가들은 그들의 전성기가 빨리 끝난 것이 과도한 상업주의와 지나친 자기복제로 참신함을 잃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오디션 프로그램이 인기를 끄니 모든 방송사가 오디션을 열고, 트로트가 인기를 끈다고 모두가 트로트만 방송해서는 곤란하다.

우리 한류가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과도한 PPL(기업 간접광고) 등 상업주의를 경계하고, 인류보편적 가치에 대한 다양한 시도와 고찰이 계속해서 이뤄져야 한다. 영국 옥스퍼드 영어사전에 대박(daebak)이라는 단어가 정식 등재됐다고 한다. 연이은 한류 대박을 꿈꿔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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