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 수소·2차전지 베팅…KIC, 데이터센터·헬스케어 투자 확대

입력 2021-10-27 17:16   수정 2021-10-28 00:39


‘국민연금은 전기차 배터리, 한국투자공사(KIC)는 광통신망, 새마을금고는 데이터센터.’

국내 글로벌 큰손들은 “해외 대체투자는 이제 틈새가 아니라 주류 투자 섹터가 됐다”며 내년에도 공격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가장 주목하는 분야로는 부동산, 산림 등 실물자산과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등 4차산업 관련 분야를 꼽았다.

27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ASK 2021 글로벌 대체투자 콘퍼런스’에는 국내 연기금·보험사 대표와 최고투자책임자(CIO), 실무자들이 대거 참석했다. 기조연설자로 참석한 김용진 국민연금 이사장은 “해외 부동산 투자를 늘리고 고성장 섹터를 계속 발굴해나갈 것”이라며 “우수한 글로벌 기관투자가와의 공동 투자도 확대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최형돈 국민연금 사모벤처투자실장은 “수소산업과 전기차용 2차전지 등 향후 성장 가능성이 높은 대체투자 분야에 관심이 많다”며 “유망한 투자건을 발굴해 투자를 검토하는 단계”라고 말했다.
큰손들의 1순위는 물류센터·데이터센터

국부펀드인 KIC도 부동산·인프라 투자 비중을 확대하고 있다. 진승호 KIC 사장은 “현재 약 16%인 대체투자 비중을 2027년까지 25%로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테크와 헬스케어, 디지털 인프라, 신재생에너지, 물류 등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특히 부동산과 인프라 자산 중에서 구조적 성장을 지속하고 있는 데이터센터, 물류, 광통신망 등에 대한 투자를 확대 중”이라고 설명했다.

박천석 새마을금고중앙회 CIO는 “비대면의 생활화는 폭발적인 배송수요 증가를 가져왔고 물류센터 투자 확대로 이어졌다”며 “급증하는 정보처리량으로 인해 데이터센터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어 “이런 변화를 반영해 새마을금고도 물류센터, 데이터센터, 4차산업의 핵심인 2차전지 등에 투자하고 있다”며 “대기업과의 파트너십을 통해 파운드리 기업 투자, 정보기술(IT)과 플랫폼, 인터넷뱅킹 투자도 진행 중”이라고 덧붙였다. 이 기관은 부동산, 인프라 등 전체 자산의 30% 이상인 26조원가량을 대체투자에 배분하고 있다.
선진국 인프라도 ‘기회’
국내 큰손들은 지난해 주춤했던 해외 투자를 올해 대폭 강화할 예정이다. 이날 CIO 패널세션에 참석한 이규홍 사학연금 단장은 “올해는 비대면 실사를 먼저 진행한 뒤 사후에 대면 실사로 보완하는 식으로 해외 대체투자를 꽤 늘렸지만 여전히 목표치에는 못 미쳤다”며 “앞으로도 ‘톱 티어’ 운용사의 대표 펀드에 투자하는 방식으로 해외 대체투자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허성무 과학기술인공제회 본부장은 “중국이 부상하면서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들이 기존 인프라를 개선하는 한편 정보혁명 관련 인프라 투자를 선도하려 하고 있다”며 “선진국 인프라 투자에 큰 기회가 있을 것으로 판단한다”고 했다.
“임팩트·ESG 투자 대세 될 것”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임팩트 투자도 이날 토론의 화두로 등장했다. 김용진 이사장은 “산림지 투자는 친환경 투자, 책임투자의 관점에서도 국민연금의 투자 방향과 맞는다”고 했다. 진승호 사장도 “모든 대체자산 투자 건에 대해 ESG 차원의 검토를 수행하고 있다”며 “신재생에너지, 그린빌딩, 폐기물 처리, 그린 인프라 등 전 세계에서 그린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라고 강조했다.

새마을금고중앙회는 폐기물산업, 신재생에너지, 저탄소산업 등 ESG 관련 사업에 투자를 늘려가고 있다. 박 CIO는 “ESG에 대한 관심은 대체투자 환경 변화를 가속화했다”며 “폐배터리 재활용이나 바이오에너지와 같은 새로운 환경산업에도 주목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지혜/김종우 기자 sp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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