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증시는 사상 최고치…왜 코스피만 못 뛸까

입력 2021-11-01 17:07   수정 2021-11-09 19:11


한국 증시와 미국 증시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이 심화되고 있다. 글로벌 공급 차질로 한국의 주력 산업인 정보기술(IT)·자동차가 직격탄을 맞은 반면 미국에서는 공급망 차질에서 자유로운 무형자산을 가진 기업의 주가가 연일 고공행진이다.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도 ‘수출 중심의 신흥국’인 한국 증시의 매력을 떨어뜨리는 주요인이다.
글로벌 공급 차질 직격탄 맞은 한국
지난달 29일 미국 주요 3대 지수는 나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글로벌 공급 차질의 직격탄을 맞은 애플과 아마존이 전날 시장 예상치를 밑도는 분기 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증시는 반등에 성공했다. 무형자산을 가지고 있어 글로벌 공급 차질의 타격을 받지 않는 기업이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애플이 공급망 이슈에 발목 잡힌 사이 마이크로소프트(MS)가 미국 시가총액 1위 자리를 차지했고, 제너럴일렉트릭(GM) 주가가 주춤한 사이 테슬라 주가는 ‘천슬라(주가 1000달러와 테슬라의 합성어)’를 넘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고 있다.


반면 코스피지수는 지난달 29일 3000선이 깨진 후 1일에도 2978.94로 거래를 마쳤다. 제조업 비중이 높은 한국 증시는 글로벌 공급망 차질의 직격탄을 맞았다. 신중호 이베스트투자증권 투자전략팀장은 “미국과 한국은 동일하게 피크아웃(고점 통과)과 공급망 훼손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문제는 IT·자동차·시클리컬 등 공급망 차질 관련 업종 비중이 S&P500지수는 28.8%, 코스피지수는 58.9%를 차지한다는 점에서 질적인 차이가 있다”고 설명했다.

하이투자증권은 3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중 ‘지식재산 생산물 투자(무형자산 투자 증가율)’와 ‘내구재 소비 증가율’ 지표의 방향성이 달랐다는 점에 주목했다. 공급망 차질 영향에 따른 자동차 판매 급감으로 미국 내구재 소비는 전기 대비 연율 26.2% 감소했다. 반면 무형자산 투자는 전기 대비 연율 12.2%의 높은 성장세를 유지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내구재 소비 급감과 무형자산 투자 호조가 주요 기업 주가에도 그대로 반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장·단기 금리차 축소도 악재
‘수출 중심의 신흥국’이라는 한국의 정체성을 고려하면 지수가 오르기 힘들다는 분석이다. 미국 중앙은행(Fed)의 테이퍼링(자산 매입 축소) 발표가 임박한 가운데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축소되고 있다는 것도 한국 증시에는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지난 3월 1.59%포인트 수준이었던 미국 10년 만기 국채와 2년 만기 국채 금리 차이는 지난달 29일 1.07%포인트 수준까지 내려왔다. 정명지 삼성증권 투자정보팀장은 “단기 금리가 올라가는 것은 긴축에 대한 확신이고, 장기 금리가 올라가지 못하는 건 시장이 장기적으로는 인플레이션이 없을 것을 예상한다는 것”이라며 “한국은 Fed의 긴축(단기 금리)에 민감한 신흥국이면서 수출 국가이기 때문에 세계 경기 회복(장기 금리)에 민감한 나라라는 점에서 단기 금리가 올라가고 장기 금리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가장 취약한 모습을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장·단기 금리차가 하락하는 국면에서 코스피지수가 S&P지수보다 더 오른 적은 없었다.
“테마주 올라타거나 대형주 저가 매수”
결국 글로벌 공급 차질이 해소되고, 제조업 경기에 숨통이 트이면 한국 증시가 회복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단기적으로는 2~3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급등했던 단기 금리와 급락했던 장기 금리가 다시 균형점을 찾으면서 극단적인 디커플링이 완화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정 팀장은 “연말 양도세 매물이라는 변수를 제외한다면 지금은 전기차 소재, 게임, 콘텐츠 등으로 이어져 온 테마로 대응해야 하는 시점”이라며 “장기적으로 디커플링이 점차 완화되는 국면을 준비하기 위해서는 반도체, 자동차 등 대형 수출주에 대한 저가 매수도 해볼 만하다”고 조언했다.

고재연 기자 ye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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