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SK스퀘어, VC식 인센티브 도입 나선다

입력 2021-11-02 17:10   수정 2021-11-02 17:28


“‘투자 대박’을 내면 파격 인센티브를 주겠다”. 주요 통신사들이 스타트업 투자 업무 담당 직원들의 성과보수 체계에 이같은 기조를 속속 적용하고 있다. 그간 안정적 월급 구조가 주를 이룬 통신업계에선 매우 이례적이다. SK스퀘어, KT 등이 투자 성과에 따라 파격 인센티브를 주는 벤처캐피털(VC) 방식을 채택하고 나섰다.
SK스퀘어, 인센티브 강화한다
2일 통신·투자업계 등에 따르면 SK스퀘어는 투자 업무를 맡은 직원들의 성과보수 체계를 여느 VC처럼 짜는 안을 검토하고 있다. 기준을 넘어서는 성과를 내면 월급 등 기본 보수에 ‘+α’를 받는 구조로 바꿀 계획이다.

SK스퀘어는 SK텔레콤을 분할해 지난 1일 새로 출범한 기업이다. 반도체와 보안, 커머스, 모빌리티 등 유망 신사업 투자를 주로 담당한다.

통상 VC 투자를 주도하는 심사역 직원은 큰 투자 수익을 난 경우 상당한 인센티브를 가져간다. 수익 배분률 등이 각 사마다 천차만별이지만 대략적인 구조는 이렇다. 내부에서 미리 정해둔 기준수익률(IRR)을 초과하는 투자 수익을 낼 경우가 인센티브 대상이다. IRR은 흔히 5~8%를 적용한다.

초과수익분에 대해선 약 절반을 회사가 영업이익과 유보금 격으로 가져간다. 남은 50%를 임직원이 투자 인센티브로 나누는 구조다. 임직원의 몫은 업체나 딜(거래건) 발굴, 심사, 투자 결정, 투자 후 관리 등 투자 기여율에 따라 분배한다. 업체를 발굴해 투자를 주도한 심사역은 15% 가량을 할당받는 게 업계 평균이다. 아주 단순화할 경우 IRR 초과분이 100억이라면 심사역이 15억 가량을 가져가는 식이다.


반면 그간 통신기업의 투자 담당 직원들은 다른 직원들과 같이 월급 위주 보수 체계를 적용받았다. 초과수익 100억원 ‘잭팟’을 냈다 해도 다른 부서 직원과 비슷한 보상을 받았다는 얘기다.

KT도 최근 이같은 관행을 확 바꿨다. 기업형 VC(CVC)인 KT인베스트먼트에 올초 투자 수익에 대한 인센티브 제도를 처음으로 도입했다. 2015년 출범 이래 5년간 없었던 제도다.
“전문인력 확보해 ‘탈통신’ 가속”
각 기업의 이같은 움직임은 내부에 우수한 투자 전문가를 두고 성과를 독려하기 위해서다. 투자 사업을 벌이면서 인센티브를 주지 않는다면 기존 인력을 지키기도, 새 인력을 확보하기도 어렵다. 최근 스타트업 시장처럼 돈이 크게 돌아 투자가 활성화된 때엔 더욱 그렇다. 줄잇는 기업공개(IPO)에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VC가 많기 때문이다.

‘탈통신’ 신사업 발굴 필요성이 높아진 영향도 크다. 최근 통신사들이 스타트업 투자에 적극 나서는 것은 수익 뿐 아니라 신사업 인사이트를 얻기 위한 목적이 크다. 통신사들이 주요 신사업으로 보고 있는 인공지능(AI)·모빌리티·바이오 등을 담당할 기술 기반 전문 인력을 확보하려면 경쟁력있는 보상체계가 필수다.

SK스퀘어의 경우엔 사모펀드운용사(PE)와 VC 등에서 주요 전문 인사 영입을 여럿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통신업계 관계자는 “그간 통신업을 주축으로 신사업을 함께 벌인 SK텔레콤과는 달리 SK스퀘어는 아예 투자 전문회사를 정체성으로 내세웠다”며 “투자를 주 업으로 삼은 만큼 인센티브 제도가 없는 것은 어불성설 격이라 보상 체계를 새로 짤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선한결 기자 alwa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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