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인이 양모, 법정서 울먹이며…"내 행동 역겹고 엽기적"

입력 2021-11-05 14:54   수정 2021-11-05 15:18


검찰이 생후 16개월 된 '정인이'를 학대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양모 장씨의 항소심에서도 재판부에 사형을 내려달라고 요청했다.

검찰은 5일 서울고법 형사7부(부장판사 성수제 강경표 배정현) 심리로 열린 장씨의 살인 등 혐의 항소심 결심 공판에서 피고인에게 사형을 구형했다.

장씨는 지난해 6∼10월 정인 양을 상습 폭행·학대해 장기를 파열시키고, 같은 해 10월 13일 발로 복부에 강한 충격을 가해 숨지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 됐다.

1심에서 검찰은 장씨에게 사형을 구형했고, 재판부는 "피해자에게 치명적 손상이 발생해 사망에 이를 수 있다는 것을 충분히 예견할 수 있었다"며 살인 혐의를 인정, 무기징역을 선고했다.

검찰은 장씨의 범행에 대해 "이 사건은 스스로 방어하기 어려운 16개월 아이를 상대로 한 범행이라는 점에서 죄질이 크고 반사회적"이라고 규정했다. 또한 "피고인에게는 영원히 사회와 격리되는 극형이 선고돼야 한다"며 "(1심의) 무기징역형은 이를 온전히 대체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함께 기소된 남편 안모 씨에게도 1심과 마찬가지로 징역 7년 6개월과 취업제한 등을 구형했다. 안씨는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고 법정구속 됐다.
'학대는 했으나 살해할 의도는 없었다'는 양모

검찰은 "양모 장씨가 진지한 참회를 하고 있다고 보기 어렵다"고 밝혔다. 장씨는 1·2심 모두 정인 양을 학대했다는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살해의 고의는 없었다는 입장이다.

장씨는 이날 최후진술에서 울먹이며 "제가 한 짓은 입에 담기에도 역겹고 엽기적이었다"며 "모든 잘못 인정하며 깊이 반성하고, 최악의 엄마를 만나 최악의 방법으로 생명을 잃은 둘째에게 무릎 꿇고 사과한다"고 말했다.

장씨는 또 "저는 인간의 가장 더럽고 추악한 모습 가진 사람이며 너무 큰 죄를 지어 엄벌을 받아 마땅하다"며 "우리 둘째가 엄마에게 학대 당해 죽은 아이로 기억되게 해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장씨는 항소심에서도 "아이를 발로 밟지 않았고, 살해할 의도도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바 있다. 또한 양모 장씨의 변호인은 정인이의 장기 파손이 "병원에 데려가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과정에서 상처가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에 검찰이 '진지한 참회'가 없었다고 덧붙인 것.

검찰은 마지막으로 "왜 이렇게 많은 시민이 공익의 대변인으로서 검찰에 엄중한 처벌을 구하고 있는지에 대해 재판부가 현명한 판단을 해달라"고 강조했다.

양부 안씨도 "제 무책임함과 무지함으로 세상을 떠나게 한 율하(정인 양의 입양 후 이름)에게 진심으로 미안하다"며 "되돌릴 수 없고 용서받을 수도 없다는 것을 알지만 평생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겠다"고 말했다.

정인이 양부모에 대한 항소심 선고는 이달 26일 오전 10시 30분 열린다.

오현아 기자 5hy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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