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윤석열 누가 대통령되든 '코인 과세' 미뤄진다? [임현우의 비트코인 나우]

입력 2021-11-06 22:50   수정 2021-11-06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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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r style="display:block !important; margin:25px 0; border:1px solid #c3c3c3" />암호화폐거래소들을 회원사로 둔 한국블록체인협회는 지난 5일 "가상자산(암호화폐) 과세 유예와 관련해 여야 정치권의 공감대를 확인했다"는 보도자료를 냈다. 이 단체는 최근 국회를 찾아 여야 의원실에 업계 의견을 전달하는 등 과세 유예를 이끌어내기 위한 설득 작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오는 11일에는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 유경준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합리적인 과세 방안을 논의하는 토론회도 연다.

협회 측은 "거래소들의 사업자 신고 수리도 완료되지 않은 상황에서 과세 인프라를 구축하기에는 일정이 너무 촉박하다"며 "MZ세대(밀레니얼+Z세대)가 중심인 가상자산 투자자의 실망과 시장 위축도 우려된다"고 했다.

내년 1월 1일 시행이 예정된 암호화폐 과세가 대선 정국과 맞물려 묘한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다. 처음에는 야당 몇몇 의원이 '1년 유예'를 주장하더니 여당도 적극적으로 호응하기 시작했다. 정부는 "예정대로 한다"고 버티고 있지만, "결국 또 백기를 들지 않겠느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이미 국회에는 코인 과세를 유예하는 내용을 담은 여야 의원들의 소득세법 개정안이 네 건 발의돼 있다.

특히 여야 주요 대선후보들이 일찌감치 암호화폐 과세를 서두르지 말자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이재명 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는 물론 '제3지대'에 있는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까지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재명 후보가 코인 과세에 대한 입장을 처음 밝힌 것은 지난 5월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다. 그는 '1년 유예'를 제안했다. 이 후보는 "주식 양도차익에 과세하기 시작하는 2023년과 시기를 맞출 필요가 있다"며 "코인 가격이 급락하고 있는데, 1년 때문에 젊은이에게 상실감이나 억울함을 줄 필요가 있나 싶다"고 말했다.

이 후보는 암호화폐 수익에는 과세하되 시장을 제도화해야 한다는 견해를 밝혔다. 그는 "암호화폐는 투기성이 매우 강하면서 사기, 범죄, 자금 세탁 등에 악용될 수 있어 제도권 내로 포섭해야 한다"고 했다.

윤석열 후보는 지난 9월 경선 토론회에서 "현재 상태에서 과세는 반대한다"고 못 박았다. 그는 "소득 있는 곳에 세금 있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이익을 본 사람에게 과세하는 건 맞다"면서도 "정부가 과세권을 행사하려면 소득이 발생하는 기저를 잘 만들고 제도를 만드는 게 우선"이라고 설명했다.

윤 후보는 한 종편 방송 인터뷰에서도 암호화폐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많은 사람들이 돈을 투자하고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며 "일단 현실을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정부가 거래소 인·허가제를 비롯해 암호화폐로 인한 사기 등의 피해를 막을 '행정 서비스'부터 제공해야 세금을 걷을 명분이 생긴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안철수 후보는 지난 6월 "정부는 소비자 보호에 대한 어떤 언급도 없고 세금 타령만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지금 상황에서 암호화폐 양도세 부과에 반대한다"며 "정 세금을 매기겠다면 거래의 투명성 향상과 투자자 보호장치 마련을 전제로 충분히 사전 고지 기간을 거친 후 주식처럼 거래세만 매기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했다.


암호화폐 과세가 폭발력이 강한 이슈로 꼽히는 것은 '박상기의 난'과 '은성수의 난'으로 상징되는 현 정부의 코인 정책에 투자자들의 반감이 유독 강하기 때문이다. 20~30대가 주류를 이루는 코인 투자자 자체가 '거대한 표밭'이기도 하다.

국내 암호화폐 투자자 수에 대한 정확한 통계는 없다. 다만 원화로 코인을 사고팔 수 있는 4대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 연결된 은행 실명계좌 수를 통해 가늠해볼 수 있다.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실에 따르면 9월 24일 기준 4대 거래소 실명계좌 수는 총 733만6819개다. 업비트가 494만3853개로 가장 많고 빗썸 163만2660개, 코인원 65만5080개, 코빗 10만5219개다. 거래소 간 중복 가입을 감안하더라도 500만~700만명 이상이 코인 투자에 발을 담갔다는 얘기다.

이재명·윤석열 후보의 '정책 브레인'들이 과세 유예 공론화에 총대를 메고 있어 향후 입법 논의 전개가 주목된다.

이재명계이자 국회 정무위원회 간사인 김병욱 민주당 의원은 지난 2일 기자회견을 열어 "가상자산 이용자는 보호하면서 건전한 시장을 조성할 수 있는 법안이 통과된 이후 과세를 논의하는 것이 순리이고 상식"이라고 말했다. 그는 내년 과세 시행을 고수하고 있는 기획재정부와 국세청을 강도 높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납세자가 응당 누려야 할 보호장치는 마련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외면한 채 무리한 과세를 추진하려는 과세당국은 당장 고집을 멈추고, 경청하는 자세부터 갖추라"고 말했다.

코인 과세 1년 유예가 이재명 후보 공약에 포함될진 확정되지 않았지만, 사실상 민주당의 당론으로 결정됐다. 민주당 싱크탱크인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의원은 코인 과세 1년 유예 조항을 담은 소득세법 개정안을 지난 7월 대표 발의했다.

윤석열 캠프에 참여하고 있는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은 "암호화폐 과세를 일단 유예하고, 코인에 대한 정부 방침과 규제 틀을 명확하게 정한 다음 세금을 매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적절한 규제가 뒤따르지 않으면 가장 먼저 털리는 쪽은 개인과 소액 투자자"라고 했다.

국민의힘에서는 윤창현·조명희 의원이 1년 유예, 유경준 의원은 2년 유예를 명시한 소득세법 개정안을 냈다. 여야의 개정안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에서 논의될 예정이다.

국세청은 지난 3일 28개 암호화폐거래소 관계자들을 불러 컨설팅을 하는 등 과세 준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관가에서는 "지금 와서 내용을 뒤집는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애초 암호화폐 과세 시기를 2022년 1월로 정한 소득세법이 여야 합의로 통과된 법안이었다는 것이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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