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원 넘는 타이타닉 레고 없어서 못산다

입력 2021-11-11 17:07   수정 2021-11-18 16:27


“아버지가 레고의 열렬한 팬이었어요. 이제 마흔 살이 넘은 제가 레고를 모으고 있네요.”

건설업에 종사하는 이재원 씨(42)는 유년 시절 레고를 모으던 아버지를 따라 레고의 세계에 빠져들었다. 이씨에게 레고는 어렸을 적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다. 이씨는 “레고로 무언가를 만들고 원래대로 되돌리는 게 삶의 낙”이라고 말했다. 이씨는 현재 레고를 직접 디자인하는 레고의 정식 디자이너로 활동하고 있다.

장난감 레고에 빠져드는 어른이 늘고 있다. 레고를 열성적으로 좋아해 레고 제품을 사기 위해 수백만원의 지출도 아끼지 않는 ‘레고덕후’가 ‘키덜트(kid+adult)’산업을 이끌고 있다. 레고를 좋아하는 사람이 모이는 네이버 카페 ‘브릭동네’의 회원 수는 약 3만9000명이다. 전 세계 레고 판매량 중 성인 레고 팬이 차지하는 비중은 20%인 것으로 추정된다.

브릭동네에서 고래아빠라는 닉네임으로 활동하는 김모씨(35)는 레고를 사기 위해 한 달에 30만원을 쓴다. 시장에 희귀한 레고 제품이 나오면 100만원 이상을 쓰는 사람도 부지기수다. 영화 스타워즈에서 영감을 받은 ‘스타워즈’에디션 등 마니아층이 많은 레고 제품 가격은 하나에 2000만원이 넘기도 한다.

희귀한 레고 제품은 나올 때마다 리셀 시장에서 주목받고 있다. 최근 한 달 새 가장 많은 인기를 끌고 있는 제품은 ‘타이타닉’이다. 레고 역사상 가장 길고 큰 세트로, 총 9000 여개 브릭으로 구성됐다. 당초 판매 가격은 85만원이었지만 물량이 많이 풀리지 않아 리셀 시장에서 130만원까지 올라갔다. 레고 회사는 키덜트를 겨냥해 올초 자동차 회사인 포르쉐, 아디다스 신발 등 성인이 선호하는 제품과 콜라보해 제품을 출시하고 있다.

키덜트족에 힘입어 레고 관련 산업도 빠르게 성장하는 중이다. 레고코리아는 2016년 현대백화점 판교점에 국내 1호 레고스토어 문을 연 뒤 전국에 15개 레고스토어를 운영하고 있다. 진출하는 지역마다 특색 있는 한정판 상품을 내놔 소비자의 관심을 끌고 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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