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노래가 좋더라’ 창업자들이 픽한 노래들 [스타트업 비긴 어게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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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1-18 09:37   수정 2021-11-18 09:38

‘난 이 노래가 좋더라’ 창업자들이 픽한 노래들 [스타트업 비긴 어게인]



[한경잡앤조이=김철진 프립 매니저] 여러분께 약 한 달 동안 ‘스타트업 비긴 어게인’이라는 주제로 인사드렸습니다. 어느새 가을이 훌쩍 지나 겨울의 문턱에 다가왔네요. 그 사이 우리 사회도 위드 코로나라는 새 시대의 문을 열고 많은 일상을 회복하고 있습니다. 회사의 조직문화팀에도 속한 저는 요즘 단계적 일상 회복에 맞춰 오랜만에 전 직원이 함께 모일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하고 있는데요. 다들 이 순간을 기다리셨는지 이미 대부분의 연회장이 연말까지 예약 마감이라고 합니다.

오늘날 조직문화는 규모의 크고 작음과 상관없이 기업경영에 중요한 이슈가 되었습니다. 조직문화는 비단 어떤 행사나 복지만을 뜻하지 않죠. 조직문화 전문가인 김성준 국민대학교 교수는 조직문화를 한 부족의 세계관에 비유하며 한정된 인적, 물적, 시간적 자원을 바라보는 관점과 그 가치를 공유하는 정신 소프트웨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조직문화는 정답이 없습니다. 특정 조직과 구성원에게 불합리한 조직문화가 다른 조직과 누군가에겐 합리적인 문화가 되기도 합니다.

그렇기에 스타트업에 취업을 고려하는 사람이라면 반드시 과연 해당 회사의 조직문화가 나와 맞는지 ‘컬쳐핏(culture fit)’을 따져보아야 합니다. 어떤 가치로 일하며, 평가 기준은 무엇인지, 어떤 소통문화를 가졌는지 등을 말이죠. 물론, 조직 외부에서 이를 판단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최근 잡코리아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구직활동 시 가장 얻기 어려운 정보로 ‘기업의 조직문화 및 근무 분위기(38.4%)’를 뽑을 정도였으니까요.

해당 스타트업의 조직문화가 궁금하다면, 저는 창업자를 면밀히 들여다보길 추천해 드립니다. 한 스타트업만의 조직문화 기저에는 반드시 창업자의 성향이 내재하여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 정주영 회장의 “해보기나 했어?” 정신이 그렇고, 삼성 이병철 회장의 “인재경영”이 그러했습니다. 언론 속 모습도 좋고, 온라인 콘텐츠나 SNS도 좋습니다. 가능하다면, 직접 만나서 티미팅을 하면 최고일 것입니다.

창업자의 플레이리스트를 소개하는 이 시리즈도 같은 맥락입니다. 각자의 취향이 듬뿍 담긴 플레이리스트를 통해 조금이나마 창업자의 성향이나 관심사 등을 알아보길 바라는 마음이었지요. 플레이리스트로 소통하는 이 시도가 서로를 더 이해하는 의미 있는 경험이었길 바랍니다. 마지막 플레이리스트는 아무 조건 없이 각 창업자에게 지금 가장 좋아하고 추천하고 싶은 노래를 부탁했습니다. 이 노래들이 이들의 현재 마음을 가장 잘 들여다볼 수 있는 거울 같은 노래일 것입니다.



집토스의 이재윤 대표와 로보아르테의 강지영 대표는 우연히 ‘손’과 관련된 노래를 함께 추천해주었습니다. 이재윤 대표는 1988년 서울 올림픽의 주제곡이었던 코리아나의 ‘손에 손을 잡고’를 뽑았는데요. 당시 서울 올림픽은 자유주의, 사회주의 할 것 없이 그 시절 역대 많은 국가가 참가한 올림픽이었습니다. 냉전의 종식을 선언하는 듯한 진정한 화합의 대회였죠. 물론, 북한은 빼고요. 그는 “손에 손잡고, 벽을 넘어서 서로서로 사랑하는 한 마음이 되자”는 그날의 화합에서 스타트업의 모습을 본 것 같습니다. 성격, 직군, 직무, 연차, 나이, 성별 모든 것이 달라도 한 목표를 위해 손을 잡는 그런 모습 말입니다.



로보아르테 강지영 대표의 추천곡은 박효신의 ‘HOME’입니다. 그녀는 기분이 좋아지고 싶거나, 너무 좋을 때마다 이 노래를 듣는다고 해요. 박효신의 7집 앨범의 타이틀 곡인 HOME은 화려한 멜로디에 탁월한 가창력이 돋보이는 노래인데요. 무엇보다 가사에 담긴 메시지가 뭉클함을 더해줍니다. “구름 위를 걷는 듯 불확실한 삶을 살아가도, 우리가 걸어 나갈 한 걸음 한 걸음에 결코 손을 놓지 않을 것”이라는 위로의 메시지죠. 스타트업에서 일한다는 것이 구름을 걷는 듯 가슴 뛰는 일이기도 하지만, 가끔은 불확실한 걸음처럼 느껴질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이 노래처럼 함께 손잡은 동료를 기억하시길 바랍니다.



누리하우스의 백아람 대표와 프립의 임수열 대표는 무심히 지나가는 가을이 아쉬웠는지 이 계절을 담은 노래를 추천했습니다. 백아람 대표는 요즘 아침마다 아이유의 ‘가을 아침’을 들으며 하루를 준비한다고 합니다. 너무나도 유명한 노래이자 한국 포크의 대모 양희은이 1991년 발매한 동명의 곡을 리메이크한 곡이지요. 발매와 동시에 높은 음원 성적을 달성했을 뿐만 아니라, 세대를 불문하고 전 국민의 사랑을 받은 노래이기도 합니다. 신구의 완벽한 조화라고나 할까요. 베이비부머 세대와 MZ세대를 각각 대표하는 두 여성 아티스트의 시대를 관통하는 협업이 아름다운 곡입니다.



임수열 대표가 가을의 끝자락에 추천하는 곡은 재즈 아티스트 쳇 베이커(Chet Baker)의 ‘I Fall in Love Too Easily’입니다. 특히, 쳇 베이커의 보컬 데뷔앨범인 [Chet Baker Sings]를 추천했는데요.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의 표현처럼 ‘청춘의 냄새’가 물씬 나는 앨범입니다. 비록 평단의 반응은 차가웠지만, 쳇 베이커에게 대중적인 인기를 가져다주었을 뿐만 아니라 그를 본격적인 쿨 재즈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게 했죠. 수록곡 중 ‘I Fall in Love Too Easily’는 쳇 베이커의 미성숙하면서도 아련한 목소리를 잘 느낄 수 있는 곡입니다. 그러고 보니 우리가 스타트업을 만나고 그 조직문화를 경험하는 그 여정이 마치 사랑에 빠지는 것과 비슷한 것 같습니다. 설렘 가득한 첫 시작부터, 행복한 성취와 꿈을 함께 이뤄가는 과정, 그리고 뜻하지 않게 마음이 어긋나 때로는 갈라서게 되는 순간들까지 말이죠. 오늘도 사랑싸움을 하러 출근해야겠습니다.

김철진 매니저는 국방부 정훈장교 출신으로 홍보대행사, 헬스케어기업 홍보팀을 거쳐 현재 여가 액티비티 플랫폼 ‘프립’의 홍보담당자로 근무 중이다. 그의 취미로는 음악 취향을 에세이와 함께 나누는 뮤직 큐레이션 뉴스레터 ‘PRIIISM’을 발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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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h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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