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달이 첨벙, 갈대가 살랑…오직 자연의 소리만 들리는 이곳

입력 2021-11-18 16:47   수정 2021-11-19 02:00


이제 일상을 회복할 시간이 왔습니다. 위드 코로나를 맞아 제일 먼저 찾은 곳은 전라남도 곡성입니다. 곡성은 시골스러운 풍경을 가장 잘 간직한 곳입니다. 곡성을 휘감아 흐르는 섬진강은 어머니의 젖줄처럼 푸근하기만 합니다. 맑은 물길은 들판과 만나고 시선이 머무는 곳마다 감성을 적시는 풍경이 펼쳐집니다. 가을의 끝자락, 곡성으로 떠나볼까요?
섬진강의 무릉도원 ‘침실습지’
섬진강은 수많은 보물을 품고 있다. 그중에서도 자연 생태가 고스란히 보존된 침실습지는 아름다움의 으뜸으로 칠 만하다. 침실습지는 섬진강과 곡성 군내에서 흘러든 곡성천, 고달천, 오곡천 등이 만나는 길목에 형성된 자연형 하천 습지다. 침실은 ‘산과 강으로 둘러싸여 편안한 잠을 이룰 수 있는 명당’이라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라고 한다.

천혜의 자연환경을 품어 ‘섬진강의 무릉도원’으로 불리는 침실습지는 203만㎡ 규모로 형성돼 있다. 수달과 삵, 남생이, 흰꼬리수리 같은 멸종위기 야생 생물을 비롯해 6665종이 넘는 생물이 어우러져 살아간다. 습지 인근 주민들도 수달을 종종 목격하는데, 수달 서식지가 있다는 것은 습지의 생태 피라미드가 건강하다는 증거다.

침실습지 전역에는 청정 지역에서만 자라는 버드나무 군락이 있다. 안타깝게도 지난해 홍수로 많은 나무가 쓸려 내려가 숲처럼 무성했던 모습이 사라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새살이 돋듯 조금씩 회복하는 중이다. 스스로 상처를 회복하는 습지의 모습에서 자연은 스스로 정화하고 치유하는 능력이 있음을 새삼 깨닫게 된다.
섬진강 보며 ‘물멍’…시름도 사라져
여울지는 강물과 물에 비친 산 그림자, 소박한 들꽃 등 침실습지의 주변 풍경도 매력적이다. 특히 새벽 풍경은 필설로 다 할 수 없을 정도다. 습지 사이로 갈대가 흔들리고 안개가 짙게 피어오르면 물고기들은 숨을 죽이고 밤을 새운 왜가리만 푸드덕거린다.

새벽 추위를 떨치고 섬진강 서편 강둑에 새벽 출사를 나온 사람들이 하얀 입김을 뿜어내며 카메라 렌즈로 강물을 응시하고 있다. 침실 습지가 제법 넓기 때문에 인근만 둘러보려면 침실목교와 퐁퐁다리를 왕복한 뒤 생태 관찰 데크를 거쳐 전망대까지 다녀오는 코스가 좋다. 습지를 가로지르는 침실목교는 제법 길고 외형이 아름다워 다리를 배경으로 사진을 남기려는 이들이 많다.

침실습지는 물을 바라보며 멍한 상태를 유지하는 ‘물멍’의 최적지다. 모든 시름을 떨쳐버리고 싶다면 이만한 곳이 없을 터다. 하이라이트 구간은 퐁퐁다리다. 철제 다리에 작은 구멍이 뚫려 물에 잠겨도 떠내려가지 않는다고 한다. 퐁퐁다리 한복판에 있으면 흐르는 물소리만 끊임없이 들린다. 쉴 새 없이 흐르는 강물을 바라보노라면 복잡하던 머릿속이 말끔히 비워지고 자연과 한층 가까워진 느낌이다.

코키아 단지가 조성된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
침실습지 인근의 또 다른 명소는 곡성 섬진강 기차마을이다. 4만㎡ 부지에 유리온실, 초콜릿을 만들어보는 로즈카카오체험관, 장미공원 등이 들어서 있다. 이국적인 분수대와 연못, 정자가 어우러진 장미공원은 산책하기 좋은 곳이다. 가을 끝 무렵인 이맘때에는 붉게 물든 코키아(댑싸리) 단지가 사람들로 북적인다.

기차마을답게 증기기관차를 타고 가정역까지 짧은 기차 여행도 할 수 있는데, 열차 안에서 쫀드기와 별사탕처럼 어릴 적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주전부리도 판다. 가정역에 내리면 섬진강을 따라 옛 전라선 철도를 달리는 레일바이크를 체험할 수 있다.

기차마을에서 불과 10분도 걸리지 않는 곳에 곡성의 숨은 명소인 메타세쿼이아 길이 있다. 국도 17호선이 지나는 신기 교차로에서 곡성 군내로 들어서는 2차선 도로를 따라 메타세쿼이아가 하늘로 시원스레 뻗었다. 녹색으로 쭉쭉 뻗은 여름철에도 좋지만 나뭇잎이 갈색으로 물드는 가을 풍경이 으뜸이다. 800m 남짓 늘어선 나무 사이로 드러나는 논 풍경도 볼거리다.

곡성=글·사진 최병일 여행레저전문기자 skycb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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