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세가 노장?…김하늘·홍란 은퇴가 아쉬운 까닭

입력 2021-11-18 17:56   수정 2021-11-18 23:40

“한국 대회에 오면 내가 있으면 안 되는 자리 같은 느낌이 든다. 세대교체가 워낙 빠르다 보니 이 자리를 지키는 게 후배들에게 미안할 정도다.”

한국과 일본 골프팬의 큰 사랑을 받아온 ‘스마일 퀸’ 김하늘(33)이 지난 12일 은퇴 기념 인터뷰에서 한 말이다. “한국에서 계속 활동했다면 벌써 은퇴했을 것”이라고도 했다. 국내에서는 베테랑들이 설 자리가 없기 때문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부흥을 이끌었던 베테랑들이 필드를 떠나고 있다. 김하늘이 14일 강원 춘천에서 막을 내린 SK쉴더스·SK텔레콤 챔피언십을 끝으로 은퇴했고, 올해 ‘1000라운드 돌파’ 대기록을 세운 홍란(35)도 현역 생활을 마감했다. KLPGA투어 최다 출전(356경기), 최다 커트 통과(287경기) 등 여자 골퍼의 새 역사를 써온 그의 행진은 올해로 멈추게 됐다.

대부분의 스포츠가 그렇듯 골프에서도 여자 선수의 전성기를 20대 초·중반으로 본다. 30대 초반의 선수가 공공연히 ‘노장’으로 불린다. 30대 초·중반에 조용히 투어를 떠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래도 김하늘과 홍란의 은퇴에는 유독 아쉬움이 든다. 한국 여자골프의 상징적인 선수들이 더 이상 투어를 이어갈 수 없는 현실 때문에 은퇴를 결정해서다.

KLPGA투어 시드권은 기본적으로 상금 순위 60위까지의 선수에게 부여된다. 정규투어 대회 우승자, 세계랭킹 30위 이내 선수 등에게도 시드권을 준다. 주목할 부분은 영구시드권이다. 2020년 이전 정규투어 대회 20승 이상, 2021년부터는 30승 이상을 거둔 선수가 영구시드권 대상이다. 미국과 일본, 유럽 등 각 투어 통산 20승 이상 달성한 선수도 영구시드권을 받는다. 박세리, 신지애, 박인비 등 7명이 영구시드권을 갖고 있다.

하지만 이 기준이 너무 엄격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미국의 경우 생애 통산 상금을 기준으로도 출전권을 일부 부여한다.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통산 9승을 거둔 최나연(34)이 지금도 대회에 나설 수 있는 근거다. 최경주(51)가 챔피언스투어와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병행할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김하늘도 “미국, 일본 투어는 상금왕이나 우승 경험이 있으면 가끔이나마 대회에 나올 수 있는 다양한 시드권이 있지만 국내에는 그런 제도가 없다. 그러다 보니 선배들이 투어에 전혀 나올 수 없는 것”이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다양한 시드권을 통해 베테랑 선수들이 꾸준히 활동하고, 그들이 있어야 다른 선수들도 조기 은퇴의 압박감에 시달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로라 데이비스(영국)는 58세에도 필드를 누벼 ‘영원한 현역’으로 불린다. 올해는 AIG여자오픈 41번째 출전 기록도 세웠다. 투어 기여도가 큰 선수들에게 좀 더 활동할 기회를 주는 게 한국 골프를 더욱 풍성하게 만드는 길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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