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 폭로 후 사라진 中 테니스 선수, 근황 사진 공개…진위 논란

입력 2021-11-20 14:42   수정 2021-12-20 08:55


장가오리(75) 전 중국 부총리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고 폭로한 뒤 행방이 묘연해진 중국 테니스 선수 펑솨이(36)의 근황 사진이라는 게시물이 SNS에 등장했다. 하지만 진위가 불분명해 실종설은 여전히 잦아들지 않고 있다.

20일 영국 스카이뉴스 등에 따르면 중국 관영 매체 CGTN의 한 기자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펑솨이의 최근 모습이라며 3장의 사진을 올렸다.

사진에는 펑솨이가 방 안에서 반팔, 반바지 차림으로 편하게 있는 모습이 담겼다. 그는 고양이를 품에 안고 환하게 웃는가 하면, 중국을 상징하는 동물인 판다 인형을 들고 포즈를 취하기도 했다.

CGTN 기자는 사진과 함께 올린 글에서 "펑솨이의 친구가 내게 이들 사진을 보내줬다"면서 펑솨이가 이 사진들을 중국 메신저인 위챗에 올리며 "좋은 주말"이라고 썼다고 전했다.

하지만 스카이뉴스는 해당 사진의 진위 여부가 불분명하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사진의 촬영 시점을 알 수 없을 뿐더러, 중국 관영 매체 기자가 게시한 사진이기 때문이다.

앞서 CGTN은 지난 18일에도 "펑솨이가 여자프로테니스(WTA) 투어 대표에 보낸 메일을 입수했다"며 내용을 공개했던 바 있다.

메일에는 "성폭행 소문은 사실이 아니며 나는 실종되지 않았다. 집에서 아무 문제 없이 쉬고 있다"면서 "앞으로 WTA에서 관련 뉴스를 전하려면 나와 의논하면 좋겠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하지만 이 또한 조작 의혹에 휩싸였다. 스티브 사이먼 WTA 의장은 성명을 내고 "이메일을 펑솨이가 직접 썼는지 아니면 누군가 대신 써준 것인지조차 의심스럽다"며 "이메일로 그녀의 안전을 둘러싼 걱정이 더 커졌다"고 밝혔다.

그는 "나는 여러 차례 펑솨이와 연락하기 위해 노력했지만 실패했다"면서 "펑솨이는 어떤 강제에 의하지 않고 자유롭게 자신의 의견을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후 사이먼 WTA 투어 대표는 미국 CNN과 인터뷰에서 "이와 관련한 적절한 조치가 취해지지 않으면 중국과 관련된 사업을 모두 철수할 것"이라고 엄포를 놓기도 했다.

앞서 펑솨이는 지난 2일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에 성폭행 폭로글을 올렸다. 당시 그는 "장 전 부총리에게 성폭행을 당한 뒤 2007년부터 2012년까지 지속해서 관계를 했다"고 주장했다. 또 장 전 부총리가 2018년 은퇴 후에도 자신을 성폭행했다고 폭로했다.

하지만 이후 펑솨이의 소셜미디어 계정은 검색 불가능한 상태가 됐고, 이와 관련한 뉴스도 중국 내에서 전해지지 않았다. 여기에 펑솨이의 행방이 묘연하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세계 테니스계에서는 그의 안전을 우려하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세계적인 테니스 스타들이 '펑솨이 어디 있니(#whereispengshuai)', '침묵을 멈춰라(#stopthesilence)' 등의 해시태그 운동을 벌이며 펑솨이 구명 운동에 나섰다.

최근에는 스포츠계를 넘어 각계 각층에서 펑솨이의 안전을 걱정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19일 "펑솨이 관련 보도에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중국 당국이 펑솨이의 행방과 안전에 대해 검증 가능한 증거를 내놓아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어떤 성폭행 주장도 조사 받아야 하고 여성의 말할 권리는 존중받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리즈 트로셀 유엔 인권사무소 대변인도 펑솨이의 성폭행 피해 의혹에 대해 투명한 조사를 촉구했다. 그는 유엔 제네바 사무소의 화상 언론 브리핑에서 "펑솨이의 소재와 안전에 대한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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