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리트패션을 명품으로…루이비통 첫 '흑인 디자이너' 애도 물결

입력 2021-11-30 09:51   수정 2021-12-29 00:01


패션브랜드 오프화이트의 수장이자 루이비통 최초의 흑인 수석 디자이너로 유명한 가나계 미국인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가 지난 28일(현지시간) 암 투병 끝에 향년 41세로 별세했다. 가나 출신 미국 이민 1세대로 패션 디자인을 배운 적 없는 건축학도 출신이지만 빛나는 재능으로 전통적 명품 산업 정점에 오른 천재였다.

28일 AP와 로이터 통신 등은 "루이비통과 아블로의 가족이 각각 그의 사망 소식을 전했다"고 보도했다. 2019년 심장혈관육종 진단을 받은 아블로는 2년간 항암 치료를 받으면서도 최근까지 활발하게 활동했다.


아블로는 '장벽을 허문(Barrier-Breaking) 디자이너'(미국 뉴욕타임스), '새로운 마르셀 뒤샹이자 우리 시대의 앤디 워홀'(영국 가디언지)이란 평가를 받았다. 스트리트 패션의 '하이엔드(highend·명품)' 패션 융합을 이끈 아블로는 2002년 지금은 '예'(Ye)로 개명한 음악인 카니예 웨스트(이하 예)를 만나 재능을 꽃 피우기 시작했다.


그의 앨범 커버를 디자인한 것을 계기로 그의 무대세트 이미지 기획, 마케팅 등을 총괄하는 크리에이티브 디렉터를 맡았다. 2009년에는 예와 함께 LVMH 소속 브랜드 펜디에서 인턴을 하며 하이패션을 접했고, 2011년에는 예의 앨범 '워치 더 스론' 예술감독을 맡아 그래미상 후보에도 올랐다.

2013년 독자 브랜드 '오프화이트'를 창립하며 다양한 브랜드와의 협업과 특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마케팅으로 화제를 낳았다. 나이키, 컨버스 등 기존 패션 브랜드뿐 아니라 맥도날드, 이케아 등 경계를 허문 협업으로 주목받았다. 그는 이케아 가구와 에비앙 물병, 맥도날드 빅맥 포장 박스 등도 디자인했다. 이 과정에서 '패션계의 르네상스 맨(가디언)'으로 불렸다.


그 결과 2018년 흑인으로는 처음으로 3대 명품으로 꼽히는 루이비통의 남성복 수석 디자이너가 됐다. 스트리트 패션의 하이패션을 융합한 획기적인 디자인으로 루이비통의 새로운 장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같은해 미국 타임지 선정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으로 뽑히기도 했다.

이날 루이비통은 홈페이지 전면에 검은색 바탕에 흰색 글씨로그의 부고 소식을 전하며 애도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루이비통, 오프화이트는 11월28일 버질 아블로가 암으로 세상을 떠났다는 안타까운 소식에 애도의 뜻을 전하며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고 전한 뒤 이튿날에도 흑인 소년의 동영상을 전면에 띄워 "버질 아블로가 여기에 있었다"며 거듭 그를 기렸다.


패션계 안팎에서 그를 기리는 메시지가 이어졌다. LVMH 그룹의 베르나르 아르노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통해 "천재 디자이너이자 선각자이며 아름다운 영혼과 위대한 지혜를 가진 버질 아블로가 유명을 달리해 충격을 받았다"며 애도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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