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암호화폐 급등락…금융·자산시장 불안정 심해지고 있다

입력 2021-12-05 17:40   수정 2021-12-06 08:58

5만달러대 중반이던 비트코인 가격이 지난 4일 하루에만 25% 폭락하며 4만2000달러 아래로 주저앉았다. 어제 4만달러대 후반으로 반등했지만, 한 달 전 사상 최고치(6만9000달러)와 비교하면 현기증 나는 급변동이다. 다른 암호화폐 가격도 주말 내내 큰 폭으로 오르내리며 투자자들을 불안케 했다.

‘금융계 현자(賢者)’라 불리는 찰리 멍거 미국 벅셔해서웨이 부회장이 암호화폐 거품을 경고한 게 직격탄이 됐다는 보도이지만, 그게 전부는 아닐 것이다. 가장 투기적 자산인 암호화폐의 구조적 취약성에 더해 세계 금융시장에서 위험자산 선호가 점차 약화하고 있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세계 증시가 동반 하락하고 국채 등 안전자산에 돈이 몰리는 마당에 암호화폐 투자에 미련을 둘 투자자가 많지 않다는 얘기다. 암호화폐 선물 ETF가 미국에서 승인되는 등 각국의 제도권 편입 노력이 계속되고 있음에도 투자 안전성이 확립됐다고 말하긴 이르다.

문재인 정부 들어 상승 일변도이던 집값에도 변화 움직임이 감지된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주 수도권 아파트는 매도세가 매수세를 능가했다. 매매수급지수가 99.3(100 이하면 매도세 우위)을 기록하며 1년6개월 만에 최저치를 보인 것이다. 지방에서도 매수세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도 7개월 만에 최저(0.07% 상승)다. 전에 없던 기류 변화다.

게다가 오미크론 변이라는 새 복병까지 출현해 세계 금융·자산시장의 불안정성이 가중되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Fed)은 연일 금융긴축을 강조하고, 중국 부동산기업 헝다 사태와 1800조원이 넘는 국내 가계부채는 여전한 암초다. 자기책임 원칙이 중요하지만, 개인들도 투자수익 기대치를 낮추고 ‘빚투’를 자제해야 할 때다. 정부도 암호화폐 과세 논란 등 선거 표심과 관련해 오락가락하거나 불안요인을 부채질해선 안 된다. 투자자 보호와 시장 안정에 만전을 기해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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