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즈 영상보며 자란 호블란, 우즈 대회서 우승

입력 2021-12-06 17:39   수정 2022-01-05 00:01


빅토르 호블란(24·노르웨이)이 자신의 우상 타이거 우즈(46·미국)가 주최한 대회에서 우승했다. 호블란은 6일(한국시간) 바하마 뉴프로비던스의 올버니GC(파72·7309야드)에서 열린 히어로 월드 챌린지(총상금 350만달러)에서 최종합계 18언더파 270타를 쳐 정상에 올랐다. 우승상금은 100만달러(약 11억8300만원).

호블란은 이날 셔츠 단추를 열고 터질 듯한 가슴 근육을 드러낸 채 경기했다. 터미네이터 같은 몸으로 경기 내내 ‘장타쇼’를 펼쳤다. 호블란은 이날 307야드 거리의 14번홀(파4)에서 그린 주변 벙커샷을 그대로 넣어 이글을 잡았고, 15번홀(파5)에선 티샷으로 350야드를 보냈다. 202야드 거리의 두 번째 샷은 아이언으로 쳤다. 마침표는 퍼팅으로 찍었다. ‘롱게임’은 물론 쇼트게임까지 흠잡을 데 없는 경기력이었다.

호블란은 우즈가 첫 메이저대회 우승(마스터스 토너먼트)컵을 들어올린 1997년 태어났다. 우즈의 전성기 시절 경기를 보며 골퍼의 꿈을 키운 그에게 우즈는 전설이었다.

그리고 이날 그가 펼친 경기력은 ‘세대교체’의 쇼케이스였으며, 황제의 재기를 바라던 골프팬들의 마지막 희망을 앗아갔다. 우즈가 “다시는 오를 수 없을 것”이라고 했던 ‘에베레스트’ 그 자체였다. 이번 대회와 별도로 진행한 연습라운드에서 교통사고 후 드라이버를 처음 잡은 우즈는 호블란과 비거리가 비슷한 저스틴 토머스(28·미국)를 언급하며 “드라이버로 토머스의 절반 정도밖에 공을 보내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미국 골프채널은 “또 한 번의 재기를 노리는 우즈의 부활이 왜 더 어려워졌는지를 보여줬다”며 “30대 이상 선수들에게 아직 기회가 있을지 모르겠지만, 적어도 이번 대회를 통해 골프의 ‘주류’가 20대 중반으로 넘어간 것을 확인했다”고 평가했다. 17언더파로 준우승을 차지한 스코티 셰플러(25·미국), 공동 3위를 기록한 샘 번스(25·미국), 공동 5위 콜린 모리카와(24·미국) 모두 20대 중반이다.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태어난 호블란은 대부분의 또래 선수와 마찬가지로 우즈를 보고 골프를 시작한 ‘타이거 키즈’다. 어릴 때 검은 띠를 딴 ‘태권 소년’이기도 하다. 본격적으로 골프를 시작한 뒤에는 미국으로 건너와 오클라호마주립대에서 유학하며 프로 커리어를 준비했다. 2018년 노르웨이 선수로는 처음으로 US 아마추어 챔피언십을 제패했고, 이듬해 6월 US오픈에서 12위에 오른 뒤 프로로 전향했다.

이날 우즈에게 트로피를 건네받은 호블란은 우즈의 전성기를 유튜브로 보고 자란 ‘MZ세대’다. 그는 “수업 시간에 유튜브로 우즈의 하이라이트 영상을 봤다. 우즈는 내게 많은 영감을 준 사람”이라며 감격했다. 그는 이어 “우즈의 엄청난 플레이들을 보고 있으면 투어에 데뷔하는 목표가 더 멀게만 느껴졌다”며 “(오늘은) 꿈꿨던 그 이상의 목표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호블란은 이 대회 우승으로 세계랭킹을 7위로 끌어올렸다. 이 대회는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정규 대회는 아니지만 타이거우즈재단이 특급 스타 20명만 초청해 여는 이벤트 대회인 만큼 세계랭킹 포인트를 준다. 호블란은 지난달 월드와이드 테크놀로지 챔피언십을 포함해 PGA투어 통산 3승을 기록하고 있다.

이번 대회에서 우승하면 세계랭킹 1위에 등극할 수 있었던 모리카와는 이날 하루에만 4타를 잃고 최종합계 14언더파 공동 5위로 대회를 마쳤다. 모리카와는 이날 2위에 5타 앞선 선두로 시작했으나 4번홀(파4)과 6번홀(파5)에서 더블보기를 적어내 전반에만 5타를 잃고 선두 경쟁에서 밀려났다. 15언더파를 친 패트릭 리드(31·미국)와 번스가 공동 3위로 대회를 마쳤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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