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 호텔·맛집 안 찾아다녀도…간편하게 '집밥'으로 먹는다

입력 2021-12-15 22:00  

서울에서 직장에 다니는 3개월차 신혼부부인 박현우 씨(30)와 강미나 씨(29)는 요즘 장을 볼 때마다 가정간편식(HMR) 제품을 산다. 강 씨가 재택 근무를 하면서 집밥을 먹는 날이 늘어난 데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으로 주말 외식을 하기도 어려워져서다. 요즘은 집 앞 마트만 들러도 가격대별로 다양한 간편식이 나와 선택지가 많다.

중견기업 직장인 최유진 씨(38)는 자취 생활을 한 지 20년 가까이 되어간다. 예전엔 혼자 밥 먹을 때 컵라면 등 인스턴트 식품을 주로 먹었는데 요즘엔 꼭 밥을 차려 먹는다. 간편식 제품이 많이 나오면서다. 최 씨는 주로 '맛집'에서 만든 레스토랑 간편식(RMR)을 고른다. 식사를 할 때 즐겨보는 '먹방' 스타들이 만든 간편식도 종종 구매한다.

코로나19로 집밥이 늘면서 HMR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재택근무가 늘고 외식이 어려워지면서 집에서 데우기만 하면 간단히 요리를 만들 수 있는 간편식이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고급 호텔은 물론 맛집으로 꼽히는 어지간한 식당들까지 기존 메뉴를 밀키트 제품으로 바꿔 내놓을 만큼 HMR은 언택트 식문화를 상징하는 '최대 수혜상품'이 됐다.
가정간편식 시장규모 올해 5조 넘어설 듯
15일 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간편식 시장 규모는 4조3000억원으로 추정된다. 2016년보다 89% 커졌다. 올해는 시장 규모가 5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발표한 '2020 식품소비행태조사'에서도 HMR을 주1회 구입하는 가구 비중이 2020년 15.5%로 전년대비 1.8%포인트 증가했다. 주 2~3회 구입하는 가구도 10.4%로 같은 기간 3%포인트 늘었다.


과거 HMR 시장이 젊은층 중심 1~2인 가구가 타깃이었다면 코로나19 이후에는 3~4인 가구의 중장년층까지 확장됐다. 코로나19 여파로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간편식 선호 현상이 세대를 가리지 않고 퍼지는 셈이다.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한 식품업계는 '홈 다이닝족'을 잡기 위해 제품들을 속속 내놓고 있다. 밀키트 제조업체 프레시지는 최근 미국 뉴욕의 대표 메뉴 4종을 밀키트로 선보였다. 고급 원육과 식재료를 더한 고급 밀키트, 토마호크 스테이크, BBQ 플래터, 버터 갈릭 파스타, 트러플 크림 리소토 등으로 구성했다.

또 다른 밀키트 제조업체 마이셰프는 '카카오프렌즈'와 협업해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풍성한 한 상을 완성해 주는 '컬러풀 파티 플렉스' 밀키트 3종을 내놨다. 크리미 라페 스테이크, 베샤멜 라사냐, 스페니시 슈림프 타파스 메뉴로 구성됐다.
맛집 레시피 이제 집에서 즐긴다
특급호텔들도 고급 밀키트 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롯데호텔은 최근 자체 밀키트 브랜드 '롯데호텔 1979'를 론칭하고 첫 상품으로 ‘허브 양갈비’를 출시해 롯데그룹 통합 이커머스 롯데온에서 판매한다. 조선호텔앤리조트는 웨스틴조선호텔 중식당 호경전의 유니짜장·삼선짬뽕을,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63빌딩 뷔페 '파빌리온' 메뉴들을 밀키트로 판매하고 있다. 신라호텔은 최근 삼성전자 비스포크와 협업한 밀키트를 내놨다.


잘 알려진 맛집과 협업하는 사례도 늘었다. 유명 맛집의 레시피를 활용할 수 있어 개발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데다 마케팅 효과까지 톡톡히 누릴 수 있다. CJ그룹의 식자재 유통 업체인 CJ프레시웨이는 18년간 갑오징어만 전문적으로 다룬 조가네 갑오징어와 손잡고 레스토랑 간편식 '조가네 갑오징어 볶음'을 내놨다.

GS리테일도 지난달 서울 명동의 고깃집 '육통령'과 손잡고 '심플리쿡 육통령목살 도시락'을 선보였다. 홈플러스는 양대창 전문점 '오발탄'의 양밥, 해산물 전문점 '연안식당'의 알폭탄알탕 등 레스토랑 간편식 18종을 출시했으며 롯데마트도 40년간 갈비로 인기를 끈 경기도 양주의 '송추가마골'과 공동개발한 '요리하다×송추가마골 LA꽃갈비'를 출시했다.

식품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는 물론 1~2인 및 고령층 가구 증가로 HMR 시장이 더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어지간한 식품업체들은 대부분 시장에 뛰어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안혜원 한경닷컴 기자 anhw@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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