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만희 구세군 사령관 "증조부 신앙 영향…4대째 '구세군 가족'이죠"

입력 2021-12-16 18:22   수정 2021-12-16 23:36

“2년 만에 오프라인 시종식을 하니 마음이 벅찼습니다. 코로나 시국이지만 여전히 따뜻한 마음은 직접 전달하는 것이 인지상정이죠. 자선냄비에 동전 한 닢을 떨어뜨리는 따뜻한 마음이 온 국민에게 퍼져나가길 소망합니다.”

12월의 상징으로 산타와 함께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빨간색 ‘구세군 자선냄비’다. ‘코로나19 한파’에도 구세군은 올해도 어김없이 12월 한 달간 전국 17개 시도에서 따뜻한 온정 나누기에 나섰다. 지난해엔 초유의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시종식도 비대면으로 진행했지만 올해는 온정을 더 나누기 위해 오프라인으로 열었다.

장만희 구세군 사령관(사진)은 최근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2년째 이어진 코로나 사태로 다들 어려운 시기지만 따뜻한 사연들이 들릴 때마다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코로나19로 큰돈보다는 돼지저금통이나 헌혈 증서 같은 작은 성금이 모이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에는 제주에서 익명의 기부자가 아무런 인적 사항을 밝히지 않고 3000만원을 자선 냄비에 기부하기도 했다.

코로나 시국에 모금 풍경도 바뀌고 있다. 구세군은 지난해부터 QR코드나 후불교통카드 등을 통한 비대면 모금을 도입했다. 아직은 어색해서 그런지 참여자가 적다는 게 장 사령관의 설명이다. “미국 구세군은 비트코인 기부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자선 냄비는 1년 중 12월 한 달만 보이지만 구세군의 활동은 1년 365일 계속 이어진다. 쪽방촌의 의식주를 지원하거나 구세군이 직접 운영하는 요양시설·양로원을 통해 취약계층을 보살피고 있다. 장 사령관은 “코로나19로 대면 봉사활동, 자원봉사 활동이 많이 위축돼 애로사항이 많아진 것이 사실”이라며 “어려움 속에서도 최선을 다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장 사령관에게 구세군은 ‘집안의 전통’이기도 하다. 증조할아버지부터 4대가 구세군에 몸담았다. 고교 졸업 후 미국으로 이민을 가 한동안 사업가로 활동했지만, 소명을 깨닫고 1993년 구세군 사관이 된 뒤 20여 년간 캘리포니아에서 알코올·마약 중독 재활사업을 맡았다. 장 사령관은 “작은 아버님, 고모님, 사촌동생도 구세군에 몸담았다”며 “신앙의 유산을 물려받은 셈”이라고 했다.

구세군이 한국에서 모금 활동을 한 지도 벌써 93년째. 어느덧 100주년을 바라보고 있다. 한국 기부문화의 ‘시발점’이라고 할 수 있는 만큼 장 사령관이 갖는 자부심도 남다르다. 그는 “1년에 500만 명이 자선냄비를 통해 기부하고 있고, 전 국민의 60% 이상이 구세군에 기부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며 “세계 최초의 NGO(비정부기구)인 만큼 기부활동 문화 확산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다”고 했다.

배태웅 기자 btu104@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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