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러다 도미노 붕괴"…22시 영업제한에 극장가 '반발' [이슈+]

입력 2021-12-19 13:03   수정 2021-12-20 08:56


대목을 앞둔 극장가에 다시 한파가 불어닥쳤다. 정부는 18일부터 전국의 사적 모임 허용 인원을 4인으로 제한하는 거리두기 강화 방안을 확정했다. 이에 따라 식당·카페와 유흥시설, 노래방, 목욕탕, 실내체육시설은 전국적으로 오후 9시까지만 영업이 허용되며 영화관·PC방 등 다중이용시설은 22시까지만 이용이 가능해진다.

대형 할리우드 신작 영화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지난 15일 개봉 첫날 63만 5104명의 관객을 동원해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최고 오프닝 스코어를 기록했다. 이어 이틀 만에 100만 관객을 돌파하며 극장가가 다시 뜨거워지나 싶었다. 성수기를 맞은 극장가가 또다시 영업제한이라는 위기를 맞게 됐다.

정부 지침을 따르면 러닝타임 148분인 '스파이더맨: 노 웨이 홈'은 영업시간이 22시로 제한되면서 19시 영화가 마지막 회차가 된다. 평일 저녁에 출근한 직장인이 '스파이더맨'을 보기는 힘든 일이 된 것이다. CGV 등은 영업시간 제한이 시작되는 18일 22시 이후 미리 예매한 고객 등에게 취소나 환불 조치를 하기로 했다.

이에 연말 기대작 중 하나인 한국영화 '킹메이커'도 결국 개봉을 내년으로 연기하기로 했다. '킹메이커'의 투자 배급사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 측은 오는 29일로 예정됐던 '킹메이커'의 개봉일이 2022년 1월 설 연휴로 변경됐다고 밝혔다.

'킹메이커'는 지난 13일 언론배급 시사회를 마치고 배우 설경구, 이선균의 언론 인터뷰까지 잡은 상황이었으나 정부의 방역 지침 변경에 따라 인터뷰를 취소하고 개봉일 변경을 저울질했다.

메가박스중앙㈜플러스엠은 ""위드 코로나의 단계적 일상 회복 분위기 속에 극장가의 정상화를 기대하며 12월 29일로 개봉을 준비하고 있었으나, 다시 강화된 방역지침을 고려하여 부득이 개봉일을 변경하게 되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방역 조치 강화로 다시 일상이 조금이나마 회복되기를 바라며 2022년 1월 설 연휴에 찾아뵙겠다"며 "'킹메이커'의 개봉을 기다렸던 관객 여러분의 너른 양해를 부탁드린다"고 덧붙였다.


'킹메이커' 뿐만 아니라 연초 개봉 예정이었던 송강호, 이병헌, 전도연, 김남길, 임시완 등이 출연한 재난 영화 '비상선언'은 개봉을 잠정 연기하기로 했다.

일본 영화 '도쿄 리벤저스', 미국 영화 '클리포드 더 빅 레드 독', 스페인 영화 '피드백' 등 외화도 개봉을 내년으로 미뤘다.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회복)로 숨통이 트이나 했던 영화계는 정부의 방역 강화 조치가 발표되자 크게 반발하고 있다. 한국영화프로듀서조합 등은 긴급 성명을 내고 "극장 영업시간 제한은 영화산업의 도미노 붕괴를 가져온다"며 "다중이용시설의 영업시간 조정 시 극장 및 영화산업의 특수성을 감안해 예외로 인정해 줄 것을 요청한다"고 밝혔다.

조합은 지난 2년여의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영화업계의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고 호소했다. 팬데믹 이전인 2019년에 2억 3000만 명에 육박했던 국내 관람객은 지난해 6000만 명 수준으로 급감했고, 올해도 비슷한 수준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이들은 "영화산업 내 누적 피해액은 가늠조차 할 수 없으며 피해 보상은 없었다. 그럼에도 극장들은 코로나로 관객이 급감한 가운데서도 영업 활동을 이어왔다. 극장이 문을 닫는 순간 한국영화를 상영할 최소한의 공간이 없어지고, 이는 곧 영화계 전체의 생존에도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되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안전한 관람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극장들은 정부 지침보다 훨씬 강화된 방역활동을 적용해왔다. 상영관 내에서 마스크 착용은 기본이며 현재 취식도 금지되어 있다. 특히 방역 패스 적용으로 백신 접종 완료자에 대해서만 입장을 허용함에도 자율적으로 띄어 앉기까지 적용하고 있다. 이 모든 조치는 코로나19에 대해 상대적으로 안전한 공간임을 증명한다"고 말했다.

조합은 "기존 거리두기 4단계와 같이 영업시간 제한 22시를 적용할 경우 영화의 상영 시간을 감안하면 19시 이후 상영 시작은 거의 불가능하게 된다"며 "이는 단순히 극장만의 문제가 아니다. 영화 관람 회차를 줄임으로써 국민들의 문화생활 향유를 심각하게 침해할 우려가 있으며, 영화의 개봉을 막음으로써 영화계 전체에 피해가 확산되고 결과적으로 영화산업의 도미노식 붕괴로 이어질 우려가 크다"고 비판했다.


김예랑 한경닷컴 기자 yesr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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