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빔]전기차도 두 개의 심장 시대 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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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1-12-21 10:35  


 -'리튬이온 배터리+슈퍼캐퍼시터=전기 하이브리드' 가능성


 최근 나오는 전기차의 대부분은 리튬이온 배터리를 용량에 따라 차등 적용한다. 예를 들어 기아 EV6 스탠다드는 58㎾h, 롱레인지는 77.4㎾h다. 그런데 배터리 용량에 따라 모터 출력도 다르게 설정하는 게 일반적이다. 58㎾h가 적용된 스탠다드 2WD는 최고 170마력, 35.7㎏.m의 최대 토크를 부여하고 4WD는 235마력에 61.7㎏.m의 최대 토크를 결정했다. 배터리 용량이 77.4㎾h인 경우는 전력에 여유가 있어 58㎾h일 때보다 출력을 높이는 게 일반적이다. 실제 EV6 롱레인지 2WD는 최고 229마력에 35.7㎏.m, 4WD는 325마력에 61.7㎏.m를 결정했다. 최대 토크는 그대로 두되 출력 향상으로 역동성을 조금 높이는 식이다. 하지만 배터리 용량에 차이를 두는 가장 큰 이유는 1회 충전 후 주행거리 때문이다. 당연히 용량이 클수록 1회 주행거리도 늘어나는데 기아에 따르면 58㎾h 2WD는 370㎞, 77.4㎾h의 배터리는 470㎞를 인증받았다. 


 포르쉐 타이칸은 배터리 용량의 범위가 더 넓다. 71㎾h, 79.2㎾h, 83.7㎾h, 93.4㎾h 등 모두 4가지다. 물론 차이는 성능과 주행거리다. 용량이 클수록 더 많은 파워를 모터에 줄 수 있어 성능이 오르기 마련이다. 제조사의 철학과 제품의 성격에 따라 배터리 용량과 모터 출력, 1회 주행거리 등을 신중하게 결정하는 셈이다. 


 이 과정에서 고민이란 늘 선택의 문제다. 동일한 용량의 배터리일 때 성능에 초점을 두면 주행거리가 짧아지고 주행거리와 복합효율에 초점을 맞추면 성능을 억제해야 한다. 물론 배터리 용량을 키워 주행거리와 성능을 모두 향상시킬 수 있지만 이때는 복합효율이 떨어진다. 결국 기름이나 전력이나 어떤 항목을 우선할지 제조사마다 제품 성격에 따라 결정하는 셈이다. 포르쉐는 여전히 효율보다 성능에 초점을 맞춘 것이고 기아는 효율과 성능을 최대한 맞춰보려 노력한 흔적이다. 두 회사의 철학과 제품 성격이 전혀 다르니 선택 또한 극명하게 나뉘는 셈이다. 


 하지만 모든 전기차 제조사의 공통된 고민도 있다. 무게와 가격 탓에 무한정 배터리 용량을 늘릴 수 없다는 점이다. 물론 최근 등장하는 일부 승용 전기차는 배터리 용량이 100㎾h를 넘어 1회 주행거리 1,000㎞ 이상을 자랑하기도 하는데 이는 고도의 이미지 전략으로 해석되는 게 일반적이다. 여전히 충전 인프라가 부족하다고 여기는 소비자에게 최장 주행거리를 통해 안정감을 주면서 다른 제품과 다르다는 이미지를 만드는 차원이다. 그 속에는 전기차를 구매할 때 소비자 우선 항목이 여전히 1회 충전 후 주행거리라는 사실이 담겨 있다. 충전 시간이 기름을 넣는 것 만큼 획기적으로 빨라지지 않는 한 플러그를 꽂고 기다리는 시간도 일종의 불편함이고, 이 점을 파고든 배터리 전략이 바로 '대용량'이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용량 배터리는 가격도 비싸고 차가 무거워지는 단점이 생긴다. 따라서 어떻게든 성능과 효율을 동시에 잡아야 하는 과제가 주어지기 미련이다. 2년 전 테슬라가 전기차의 운행을 통해 생성된 전기를 저장했다가 손쉽게 다시 사용 가능한 '슈퍼커패시터(Super Capacitor)' 기업 맥스웰을 인수했던 것도 이런 문제의 해결 차원이다. 슈퍼캐퍼시터는 충방전이 매우 빠르고 내구성이 뛰어난 데다 고출력을 낼 수 있어 리튬이온 배터리와 슈퍼캐퍼시터의 병행 사용을 추진했다. 성능이 필요할 때는 슈퍼캐퍼시터에 저장된 전력을 활용해 고출력을 내고 일상적인 주행에선 리튬이온 배터리의 전력을 소진해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난 7월 테슬라가 맥스웰을 다시 매각하자 업계에선 테슬라의 배터리 전략 변화를 예상하며 다양한 해석을 쏟아냈는데 그 중 하나가 협업의 전제다. 즉, 이미 필요한 기술을 확보했고 비록 매각은 했어도 협업은 예정된 것으로 보는 시각이다. 


 반면 전기차도 두 가지 배터리의 하이브리드 시대로 갈 수 있겠지만 용도에 따라 다르다는 분석도 있다. 승용에선 기존 배터리만 가지고도 충분히 성능과 주행거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만큼 슈퍼캐퍼시터의 필요성이 높지 않은 반면 상용에선 그렇지 않다는 관점이다. 이 경우 당장 승용에 우선하는 테슬라로선 아직 슈퍼캐퍼시터 사용이 우선 항목이 아니어서 매각한 게 아니냐는 시선도 존재한다. 


 그럼에도 자동차 업계에선 전기차의 하이브리드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특히 고성능 전기차를 표방하는 제조사일수록 슈퍼캐퍼시터에 관심을 두는 경향이 짙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 내연기관 하이브리드에서 전기모터가 보조 동력으로 활용되며 성능과 효율 모두에 보탬이 되는 것처럼 배터리 전기차에서도 슈퍼캐퍼시터가 보조 동력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이다. 이런 가운데 최근 슈퍼캐퍼시터 가격을 크게 낮출 수 있는 소재 개발에 성공한 미국 내 스타트업이 주목을 끌고 있다. 기존 대비 가격을 많이 내려 전기 하이브리드의 가능성을 더욱 높였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들이 한국 내 파트너를 찾고 있다는 얘기도 들린다. 전기차 시대가 도래하면서 곳곳에서 새로운 기술의 개발 속도 또한 빨라지는 셈이다. 


 박재용(자동차 칼럼니스트, 공학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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