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거품 25년래 최대…한은 "거품 꺼지면 최악 성장률 -3%" [김익환의 BOK워치]

입력 2021-12-23 11:09   수정 2021-12-23 15:11


한국은행은 부동산 가격 거품 수준이 25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불어났다고 경고했다. 국내외 자산시장 거품이 순식간에 꺼지는 최악의 상황이 발생하면 한국 경제성장률이 -3%로 급락할 수 있다고도 우려했다.
부동산거품 1996년 후 최대
한은이 23일 발표한 ‘2021년 하반기 금융안정보고서’를 보면 올해 9월 말 기준 금융불균형 수위를 나타낸 부동산 금융취약성지수(FVI·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 등 3개지표로 산출)는 100을 기록했다. 전분기(97.23)보다 2.77포인트 상승한 것은 물론 관련 통계가 집계된 1996년 1분기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지수 범위는 0~100 사이로 100에 가까울수록 부동산 거품이 크다는 뜻이다.

이 지수는 2020년 4분기 91.59에서 2021년 1분기 91.85, 2분기 97.23로 갈수록 올라가고 있다. 그만큼 부동산 거품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올 2분기 서울 부동산의 ‘소득 대비 주택가격비율(PIR)’은 18.5배로 역대 최고치로 집계됐다. 18년5개월 동안 소득을 한 푼도 쓰지 않고 모아야 서울의 집 한 채를 매입할 수 있다는 뜻이다. 2018년 말 14.3배, 2019년 말 14.5배, 2020년 말 16.8배로 문재인 정부 들어서 PIR은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서울시내 75개 단지 11만5000가구를 국민은행 통계에 기반해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2017년 5월 기준 3.3㎡당 2061만원에서 올해 11월 4309만원으로 109% 뛰었다. 전용면적 84㎡ 아파트는 6억2000만원에서 12억9000만원으로 두 배 넘게 올랐다.
가계부채 비율 역대최고치
치솟는 부동산 가격에 맞물려 민간부채도 폭증하고 있다. 지난 9월 말 명목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와 기업부채의 비율은 각각 106.5%, 113.4%로 집계됐다. 작년 3분기 말과 비교해 각각 5.8%포인트, 3.6%포인트 뛰었다. 가계와 기업의 부채를 합산한 민간부채 비율은 1년 전보다 9.4%포인트 상승한 219.9%로 집계됐다.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0년 1분기 말 이후 최고치다. 작년 말에 비해선 6.2%포인트 뛰었다.

올 9월 말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가계신용통계 기준)은 전년 동기 대비 8.1%포인트 상승한 174.1%(추정치)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은은 가계부채가 소비를 억누르는 임계치를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기준 45.9%로 봤다. 지난 3월 말 평균 DSR은 36.1% 수준인 만큼 가계가 씀씀이를 옥죄는 상황까지는 몰리지 않았다고 봤다. 하지만 DSR이 40%를 웃도는 동시에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고위험 가구' 수는 2018년 말 30만가구에서 2020년 말 40만가구로 늘어나는 등 취약가구는 적잖다. 이들 가구를 중심으로 부동산 매물을 내놓는 것을 기점으로 집값이 줄줄이 떨어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왔다. 한은은 "불어난 고위험 가구 등의 영향으로 가계의 실질소득이 많이 감소하면 가계가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매각에 나설 것"이라며 "주택가격 조정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한국 가계의 총자산 대비 실물자산 비중은 64%로 미국(29%), 일본(38%) 등 주요국보다 높다고 분석했다.

한은은 현재 자산거품 상황에서 10% 확률로 발생하는 ‘극단적 경제적 충격’이 나타나면 올 3분기~내년 3분기에 1년 동안 경제성장률이 -3.0%를 기록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극단적 경제적 충격은 세계 자산가격이 급락하거나 대규모 가계부채 상환 흐름이 이어지면서 소비·투자·수출이 위축되는 경우를 뜻한다.

한은은 "자산 거품이 불어나는 등 금융불균형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점진적 완화를 위한 정책대응 노력을 지속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자산거품이 불어나는 것을 막고 가계부채 증가속도를 억제하기 위해 한은의 금리인상과 금융당국의 대출 규제가 이어져야 한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김익환 기자 lovepe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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