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달라졌지만 큰 흐름을 바꾸기엔 역부족이었다. 신한자산운용에 따르면 올해(11월 말 기준) 공모펀드 순자산은 1년 새 44조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법인의 펀드 투자액이 전년 대비 94조원 증가한 것이 영향을 미쳤다. 개인 비중은 13.4%로 역대 최저치로 떨어졌다.
가뭄 속에 꽃을 피운 펀드들도 있다. 퇴직연금 시장이 성장하면서 급성장한 타깃데이트펀드(TDF)가 대표적이다. 퇴직연금 및 연금저축펀드는 올해 6조원 순증했다. 이 가운데 TDF와 ETF를 통한 연금 투자가 크게 늘었다.
온라인 펀드도 새로운 투자 방식으로 떠올랐다. 까다로운 대면 가입 절차와 코로나19 때문에 인터넷과 모바일 앱을 통한 비대면 가입 방식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면서 온라인 펀드 순자산은 올 들어 12조원가량 급증했다. 뉴노멀이 된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테마도 펀드로 자금을 끌어들였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한 펀드도 나왔다. 국내주식형 펀드 중에선 현대자산운용의 현대강소기업펀드가 34.72%로 올해 가장 좋은 수익을 냈다. 대주전자재료, 테스나, 덴티움, YG엔터테인먼트 등 국내 중소형주에 투자하는 펀드다.
한국밸류10년투자어린이 펀드가 그 뒤를 이었다. 만도, 기아 등 자동차 관련주를 비롯해 현대강소기업펀드와 마찬가지로 YG엔터테인먼트 비중이 높다.
해외주식형 펀드 중에는 베트남과 인도 등 신흥국 펀드가 압도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삼성자산운용의 삼성베트남펀드와 삼성인도중소형포커스펀드는 각각 81.09%, 66.85%의 수익률로 1, 2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 밖에도 키움베트남투모로우(61.90%), KB베트남포커스(58.39%), 미래에셋인도중소형포커스(56.13%) 등 베트남과 인도에 투자하는 펀드들이 상위권에 포진했다. 국내 ETF 중에선 게임과 콘텐츠 관련 ETF가 도드라졌다. 미래에셋TIGER K게임 ETF(61.17%)는 올 한 해 가장 높은 수익률을 나타냈다.
박재원 기자 wonderfu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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