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진P&P "골판지 상자 무게 확 줄일 것"

입력 2021-12-29 17:11   수정 2021-12-30 01:45

서울 가락동 농수산물 도매시장은 국내 33개 공영 도매시장 중 최대 규모다. 전국 도매시장 거래량의 34%, 수도권 농수산물 유통량의 50%를 차지한다. 이 시장에서 올 12월부터 모든 배추를 상자에 담아 출하하도록 하는 새로운 규칙이 시행되기 시작했다. 트럭에 상자 등 포장재 없이 배추를 싣고 내리는 기존 방식이 막대한 쓰레기를 배출한다는 시장의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연욱 아진피앤피(아진P&P) 대표(사진)는 “가락동 시장 배추용으로 연간 3000만 개 정도의 신규 상자 수요가 생기는 등 친환경 바람이 종이 수요를 끌어올리고 있다”며 “골판지 원지 및 상자 시장 호황이 내년에도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아진피앤피는 대구에 있는 골판지 원지 및 상자 제조업체다. 현 최대주주인 정 대표의 부친 정태화 회장이 1975년 창업했다. 최근 몇 년간 제자리걸음하던 실적이 창립 46주년인 올해 사상 최대 규모로 불어날 전망이다. 올해 연간 매출은 전년 대비 약 47% 늘어난 2800억원으로 예상된다. 영업이익은 150억원으로 작년의 세 배로 증가할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실적이 좋아진 것은 코로나19로 배달용 상자 등 골판지 수요가 늘어난 영향이 크다. 동종업계 대비 아진피앤피의 성장률이 더 높은 것은 선제 투자가 주효했다는 평가다. 정 대표는 “온라인 쇼핑 시장이 두 자릿수 성장하는 것을 보고 3년 전 골판지 원지 증설 투자를 결정했다”며 “올 2월 1차 증설이 끝나고 양산을 시작하면서 생산량이 연간 50만t으로 늘어났다”고 말했다. 생산량을 끌어올린 덕에 늘어난 수요를 최대한 소화할 수 있었다는 얘기다.

정 대표는 내년에도 호황이 계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는 것보다 수요가 더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는 판단에서다. 내년 2월 양산 목표로 2차 증설에 힘을 쏟고 있는 이유다. 증설이 마무리되면 생산능력이 연 60만t으로 단일 공장 기준 국내 최대 규모가 된다.

아진피앤피는 신제품 개발에도 공을 들이고 있다. 기존 상자 대비 무게가 10% 가벼운 상자가 대표적이다. 정 대표는 “쿠팡맨같이 배달하는 분들의 짐을 조금이나마 덜어드리기 위해 강도는 유지하되 중량은 가벼운 제품을 많이 개발하고 있다”며 “가락동 시장 사례처럼 물류 선진화에 적잖이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어 “규산염 광물인 제올라이트를 첨가해 과일 신선도 유지 기간을 한 달에서 석 달로 늘려주는 상자 신제품도 최근 인기가 많다”고 덧붙였다.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도 강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정 대표는 “점진적으로 펄프를 원료로 만드는 종이를 대체해 나가는 게 주요 목표 중 하나”라며 “60만t에 해당하는 나무를 살릴 수 있게 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기업공개(IPO)도 준비 중이다. 내년 상반기 상장예비심사를 청구할 계획이다.

김병근 기자 bk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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