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순철의 글로벌 북 트렌드] 스크린 속 '가짜 재미' 버리고 '진짜 재미'를 느껴라

입력 2021-12-30 18:11   수정 2021-12-31 01:42

2018년 미국의 과학저널리스트 캐서린 프라이스는 《어떻게 하면 스마트폰을 끊을 수 있을까(HOW TO BREAK UP with your PHONE)》라는 책을 통해 스마트폰이 우리의 집중력과 기억력에 얼마나 심각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고발했다. 이 책은 당시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에 오르며 대중에게 스마트폰의 폐해를 환기하는 역할을 했다. 하지만 책 한두 권이 스마트폰의 엄청난 공세를 막아낼 수 없었을 터. 스마트폰 사용 시간은 갈수록 더 늘어나고 있고, 팬데믹이라는 예기치 못한 변수로 인해 스마트 기기 의존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스마트폰이 특히 유·아동과 청소년의 뇌 발달에 치명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사실에 모두가 공감하고 있지만 거의 속수무책인 상황이다. 넷플릭스, 디즈니, 인스타그램, 틱톡 등 거대 테크 기업들은 무서운 기세로 사람들의 시간과 돈을 빨아들이고 있다.

얼마 전 미국에서 출간돼 화제를 모으고 있는 《재미의 힘(The Power of Fun)》은 프라이스가 새롭게 선보인 책이다. 프라이스는 이번 책을 통해 다시 한번 각종 스마트 기기에 중독돼 ‘스몸비(스마트폰과 좀비의 합성어)’가 돼버린 현대인들의 슬픈 현실을 그려낸다. 삶의 재미와 활력을 잃고 좀비처럼 고개를 숙이고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는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책은 ‘항상 켜져 있고’ ‘기술 중독적인’ 라이프스타일이 현대인들로 하여금 만질 수 없는 무형의 행복 개념에 집착하도록 하고 있다고 폭로한다. 정보통신기술이 압도하기 전 인간이 일상생활에서 누릴 수 있었던 실제적인 기쁨과 재미가 사라지고 있다. 심지어 재미를 추구하는 사람을 미성숙하고 이기적이고 제멋대로인 사람으로 여기는 풍조도 생겨났다.

책은 독자들에게 ‘진짜 재미와 충만한 기쁨을 느껴본 적이 언제인가?’라고 묻는다. 성과 중심의 자본주의 사회에서 재미는 불필요하거나 지양해야 하는 것으로 여겨졌다. 저자는 자본주의가 재미를 방해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물론 여전히 사람들이 재미있다고 여기는 활동이 있다. 텔레비전과 스크린에 탐닉하거나, 습관적으로 뉴스를 스크롤하거나, 몇 시간씩 소셜미디어에 사진을 올리고 ‘좋아요!’를 누르는 일들이다. 하지만 책은 이런 활동을 ‘가짜 재미(fake fun)’라고 규정한다. 이 같은 활동은 행복과 기쁨으로 이어지기는커녕 오히려 내면의 공허함만 늘릴 뿐이다.


그렇다면 ‘진짜 재미(true fun)’는 어떻게 누릴 수 있을까? 프라이스는 ‘장난기’ ‘연결’ ‘몰입’의 교집합이 이뤄지는 영역에서 진짜 재미를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장난기’는 진중하지 않고 가벼운 것이다. 언제든 웃을 수 있는 준비가 돼 있는 상태다. ‘연결’은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느끼는 육체적이고 감정적인 친밀감이다. ‘몰입’은 외부적인 무언가에 방해받지 않고 빠져드는 순간이다.

진짜 재미를 자주 경험하면 우리는 ‘좀비 같은 존재’가 아니라 ‘살아있는 존재’로 거듭날 수 있다.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습관의 힘》의 저자인 찰스 두히그는 “우리 인생에 재미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라는 추천사와 함께 2022년 새해 이 책을 통해 진짜 재미 속으로 빠져드는 습관을 가져볼 것을 권하고 있다.

홍순철 BC에이전시 대표·북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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