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의 눈] 기업하기 나쁜 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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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22-01-02 17:36   수정 2022-01-03 00:05

한국은 2019년 포브스 선정 ‘기업하기 좋은 국가’ 순위에서 16위에 올랐다. 전국경제인연합회 발표에 따르면 한국의 ‘기업가정신지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7개국 중 27위로 나타나 한국이 기업하기에 얼마나 힘든 환경인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전경련이 한국경영학회 회원인 경영학자 175명을 대상으로 기업경영환경 등에 대한 설문조사를 한 결과 62.3%가 선진국 대비 한국의 경영환경을 ‘매우 나쁨’으로 평가했고, 경영환경이 뒤처지는 가장 큰 이유로 ‘기업 규제 부담’(39.4%)을 꼽았다.

기업계의 가장 큰 이슈는 오는 27일 시행 예정인 ‘중대재해처벌법’이다. 대·중소기업 등에서 근로자 사망사고 등 중대재해가 발생할 경우 기업의 경영책임자 등이 재해 예방을 위한 안전보건 관리체계 구축 등의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등 기업의 위법 행위로 다중의 피해가 발생했을 때 실제 피해액의 최대 다섯 배까지 손해배상 책임을 물어 처벌할 수 있다. 추상적이고 모호한 의무 등을 규정한 데다 고의·중과실이 없는 경우의 경영책임자 면책 규정이 마련되지 않아 과잉 입법 논란도 있다. 중소기업은 준비 단계부터 전문인력 부족, 비용 증가 등의 고충에 시달리고 있다. 법이 시행되면 대다수 중소기업이 사실상 법을 준수할 수 없는 처지로 내몰릴 것이란 우려를 낳고 있다. 규모가 작은 중소기업엔 처벌로 인한 경영 중단의 리스크도 작용한다.

피터 드러커는 저서 《Next Society》에서 기업가정신이 세계에서 가장 뛰어난 나라는 한국이라고 했다. 세계 10대 무역국에 한국이 진입한 것도 조선, 자동차, 전자 및 반도체 등의 기술과 경쟁력이 상승해 제조업 강국 반열에 들게 됐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세금은 80% 이상을 기업이 부담하고 있다. 부존자원이 없는 한국이 살길은 기업하기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이다. 기업에 대한 각종 제도적 지원이 절실하다. 기업의 자율성을 보장한 정책이 마련돼야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파고를 넘을 수 있을 것이다.

최성용 서울여대 경영학과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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