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봇개 몰고 등장한 정의선, '로봇' 50번 언급 열변에 박수갈채 (영상) [CES 2022]

입력 2022-01-05 10:57   수정 2022-01-05 11:29


"땡큐, '스팟'(4족 보행 로봇개). 넌 훌륭한 친구야. 나중에 또 보자."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 베이 호텔. 오는 5일 세계 최대 전자·IT(정보기술) 전시회 'CES 2022' 개막을 앞두고 미디어 행사가 열렸다.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자동차 못지않게 '로봇'을 힘줘 언급하며 모빌리티 기업으로서의 미래 비전을 공개했다.


지난 CES에선 걸어 다니는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비교적 현재에 기반한 기술 소개에 집중했지만 올해 CES는 현실과 가상세계를 잇는 '메타모빌리티' 개념을 선보이는 등 스케일이 완전히 달랐다.

현대차는 가상공간에 실제와 같은 쌍둥이 공장을 구축하고 로봇을 포함한 모든 기기와 장비들을 이와 밀접하게 연결, 사용자가 가상공간에 접속해 실제 공장을 운용·관리할 수 있는 스마트 팩토리 개발 계획부터 우주에 나가 있는 로봇을 통해 메타버스로 체험할 수 있는 구상도 공개했다.

자동차 업체가 단순히 내연·전기차를 만드는 데서 벗어나 이동 약자를 위한 첨단 이동 수단을 제공하고, 이에 따라 변화하는 도시의 형태와 산업 모델까지 바꾸겠다는 '큰 그림'이다.
정의선 "로봇은 미래 아닌 현재"
이날 첫 발표자로 나선 정 회장은 지난해 1조10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보스턴 다이내믹스의 4족보행 로봇개 스팟과 함께 등장했다. 그는 "로봇은 우리에게 꿈이었고, 만화에서 외계생명체로부터 우리를 보호해주는 영웅이었다"면서 "하지만 이제 로봇은 더이상 꿈이 아니다. 현재다"라고 말했다. 정 회장은 이날 10분 발표 동안 '로봇'이란 단어만 50번 가까이 말했다.

정 회장은 "메타버스는 곧 우리에게 중요한 공간이 될 것"이라며 "현대차는 로보틱스와 메타버스를 접목한 메타모빌리티를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확정하고, 이러한 비전으로 인류의 이동에 대한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모빌리티란 스마트 디바이스가 메타버스 플랫폼과 연결돼 인류의 이동 범위를 가상공간까지 확장한다는 의미다. 사용자는 메타모빌리티를 통해 새로운 차원의 이동 경험을 할 수 있다고 현대차는 소개했다.

현대차는 미래에는 현실과 가상의 구분이 사라진 새로운 형태의 메타버스 플랫폼이 등장할 것이라며 자동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모빌리티가 이러한 플랫폼에 접속하는 '스마트 디바이스' 역할을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쉽게 말해 사용자들이 소유하고 있는 차량이 메타버스와 현실세계를 잇는 '기기' 역할을 할 것이란 얘기다.

현대차는 메타모빌리티를 통해 가상공간에 머물렀던 사용자 경험이 스마트 디바이스를 통해 현실과 연결되고, 사용자는 가상과 현실의 세계를 넘나들며 궁극의 이동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례로 메타버스에 실제와 같은 공장을 지은 후 로봇 등을 연결해 가상공간에 접속한 사용자가 실제 공장을 운용·관리하는 스마트팩토리를 만들 수 있다고 현대차는 설명했다. 해외 공장에서 문제가 발생한 경우 국내 사용자가 디지털 트윈(실제 공장을 가상에 구현한 공장)에 구현된 해외 공장에 접속해 해결을 지시하면 로봇이 이를 수행하는 식이다.

아울러 향후 기술의 진화로 로봇의 대리 경험을 사용자가 직접 느끼는 것도 가능할 것으로 기대했다.
피겨스케이터처럼 도는 '모듈', 시계처럼 차는 웨어러블 로봇도
현대차는 메타모빌리티를 가능하게 하는 첨단 로보틱스 기술을 통해 모든 사물에 이동성을 부여하는 'MoT(Mobility of Things)' 생태계 구축도 내세웠다. 이를 수행하기 위한 핵심 기술인 '플러그 앤 드라이브 모듈'(Plug & Drive Module·PnD 모듈)과 '드라이브 앤 리프트 모듈'(Drive and Lift Module·DnL 모듈)을 이번 CES에서 처음 공개했다.

PnD 모듈은 인휠 모터와 스티어링, 서스펜션, 브레이크 시스템, 환경인지 센서 등을 하나로 결합한 일체형 모빌리티다. 빛으로 주변 물체와 거리를 감지하는 라이다 기술과 카메라 센서를 바탕으로 지능형 스티어링과 주행, 제동이 가능하고 피겨스케이팅 선수처럼 연속적으로 360도 회전도 할 수 있다. PnD 모듈은 크기에 상관없이 사물에 부착돼 이동성을 부여할 수 있다. 예컨대 집안에서 TV 위치를 바꾸거나, 물류창고에서 무거운 물건을 자유자재로 옮기는 데 활용될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는 DnL 모듈이 탑재된 소형 모빌리티 플랫폼 '모베드'(MobED·Mobile Eccentric Droid) 실물도 선보였다. 납작한 직육면체의 몸체에 DnL 모듈 기반의 바퀴 4개가 달린 모베드는 요철, 계단, 경사로 등에서 몸체를 수평으로 유지할 수 있다. 또 휠베이스와 조향각의 자유로운 조절이 가능하다. 물건을 떨어뜨리지 않으면서 계단을 오를 수 있는 구조다.

이 밖에 서비스 로봇인 '스팟'과 인간형 로봇 '아틀라스', 물류형 로봇 '스트레치' 등도 공개됐다. 현대차는 인간의 신체에 직접 적용되는 웨어러블 로봇이 인간의 신체장애를 극복하고 인간의 능력을 향상할 수 있다는 데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이 보편화되면 인간은 무거운 물체를 쉽게 들어 올릴 수 있고, 휠체어와 보행 보조기구에 대한 의존도도 줄일 수 있다. 또 작업자의 상해 가능성과 피로도를 낮춰 산업현장의 효율성 향상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라스베이거스=노정동 한경닷컴 기자 dong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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