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Fed 긴축 서두르나…기관, 1.3조 매물 폭탄

입력 2022-01-05 17:25   수정 2022-01-06 02:02

미국 중앙은행(Fed)의 양적긴축 시행 시기가 당초 예상보다 앞당겨질 수 있다는 우려가 5일 국내 증시를 덮쳤다. 배당락일 이후 대규모 물량을 쏟아내고 있는 기관투자가의 움직임도 악재로 작용했다. 당분간 미국의 긴축 정책 속도를 둘러싼 우려가 국내 증시를 짓누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날 코스피지수는 1.18% 하락한 2953.97에 거래를 마감했다. 코스닥지수는 2.14% 내린 1009.62에 거래를 마쳤다. Fed가 본격적인 양적긴축 시기와 방법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영향을 미쳤다. Fed가 시장 예상보다 빨리 양적긴축 카드를 만지작거리는 것은 물가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글로벌 공급망 병목 현상과 노동력 부족, 내구재 수요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지난해 미국의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982년 이후 가장 큰 폭(6.8%)으로 상승했다. 크리스토퍼 월러 Fed 이사는 지난달 한 토론에서 “인플레이션이 놀랄 정도로 높은 수준”이라며 “대차대조표를 더 빨리 축소하는 것이 더 공격적인 금리 인상을 하지 않고도 정책을 긴축할 수 있는 한 가지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식에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장중 연 1.67%까지 올랐다. 기술주 중심의 미국 나스닥지수가 1.33% 하락하자 국내 증시에서도 반도체, 메타버스, 정보기술(IT) 플랫폼 등 기술주가 일제히 급락했다. 김성근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양적긴축이 처음 언급되면서 이에 대한 우려가 급격히 커졌다”며 “이날 발표 예정인 지난해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록 공개를 앞두고 경계 심리가 고조됐다”고 설명했다.

수급 측면에선 기관의 대규모 매도세가 악재였다. 배당을 노리고 지난해 10월부터 연말까지 약 5조원어치를 순매수한 기관투자가는 배당락일 이후 연일 물량을 쏟아내고 있다. 기관은 지난달 29일부터 이날까지 약 7조원어치의 주식을 순매도했다. 이날에만 1조3429억원어치를 팔았다. 나정환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200 등 주요 지수에 편입될 확률이 높은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앞두고 미리 현금을 확보하려는 움직임까지 더해지면서 기관의 매도세가 확대됐다”고 말했다.

미 Fed의 긴축을 둘러싼 우려가 고조되면서 당분간 국내 증시도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증시의 ‘색깔’이 성장주에서 경기민감주로 바뀌고 있다는 분석도 조심스럽게 나온다. 이날 네이버 카카오를 비롯해 지난해 강세를 보였던 메타버스 관련주가 일제히 하락한 반면 보험 철강 조선주 등은 일제히 반등했기 때문이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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