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은정의 심리처방] 코로나 언제 끝나나요?

입력 2022-01-09 17:12   수정 2022-01-10 11:05

요즘 정신과 진료실에서 가장 흔하게 듣는 이야기는 이 말일 것이다. “선생님, 코로나 언제 끝나나요? 정말 힘들어 죽겠어요.” 지난 2년간 코로나19를 겪으면서 가장 힘들어하는 호소는 그동안 내가 할 수 있던 일들을 제한받는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 힘든 것은 알 수 없는 미래다. 누구든지 언젠가 닥칠 수 있는 일을 기다리는 것은 쉽지 않다. 내가 할 수 있지만 그 일을 하지 않기로 선택하는 방역지침 역시 사람들을 지치고 화나게 만든다.

이런 상황에서 분노가 쌓이게 되면 심리적 에너지는 두 가지 방향으로 향하게 된다. 내 안으로 분노가 향하면 무기력하고 미래에 대한 희망이 사라지며, 가슴이 답답하고 불안해지는 신체 증상이 나타난다. 반대로, 분노라는 멘탈 에너지가 특정 대상에게 투사되기도 하는데 마치 찰흙을 던지면 어딘가에 붙어서 그 대상에게 막대한 에너지를 쏟는 것 같아 보인다. 편 가르기, 극단적인 혐오, 극대화된 공포, 정부에 대한 불신 등 이 모든 것이 사실 비정상적 상황에 대한 정상적인 반응이다.

코로나는 언제 끝나냐고 묻는 환자들에게 나는 의사로서 정확한 답변을 주기 힘들었지만, 한 가지 사실만큼은 확실하게 말해줬다. 지금까지 인류가 극복하지 못한 전염병은 없었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당신의 선택은 어떠한가. 미성숙한 방어기제를 발동시킬 것인가? 아니면 터널의 끝을 기다리면서 마음을 다스릴 것인가? 회복 탄력성이 높은 사람은 부정적인 일은 나뿐만 아니라 모두에게 생길 수 있는 일이고, 일시적이며, 이 어려움이 있다고 인생의 모든 면이 실패한 건 아니라고 받아들인다. 반대로, 좋은 일은 더 크게 일반화해서 받아들인다. 코로나19는 나만 겪는 일이 아니며 전 세계의 모두가 겪는 일이라며.

그렇다면 코로나19가 누구에게나 공평하게 노출돼 있는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고 본다. 백종우 경희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팀의 ‘코로나19 공중 보건 위기에 따른 정신건강 및 사회심리영향 평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코로나19 전보다 우울, 불안, 불면, 자살경향 등 지표가 크게 악화됐고, 특히 젊은 층, 여성, 저소득층이 더 큰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고 했다. 정신건강뿐 아니라 비만과 만성질환이 악화되는 지표를 보이고 있는데 질병관리청이 발표한 ‘2020년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를 주목해보자. 비만 유병률이 전년 대비 특히 남성에서 큰 폭으로 증가했고, 30~40대 남성의 절반 이상이 비만(58.2%, 50.7%)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코로나19 뉴스를 보면서 걱정과 불안을 증폭할 때가 아니라, 지금 당장 집 밖으로 나가 동네 한 바퀴를 도는 것이 더욱 시급한 일이다.

유은정 서초좋은의원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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