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폐지 기로에 선 신라젠…17만 소액주주들 '발 동동'

입력 2022-01-14 14:19   수정 2022-01-14 15:23



2년 가까이 멈춰섰던 신라젠의 운명이 오는 18일 결정된다. 증시 퇴출 가능성을 둘러싼 시장의 의견이 분분하다. 그동안 재무구조와 지배구조를 대대적으로 개선했다는 점에서 주식거래의 재개를 점치는 목소리가 나오지만 부담을 느낀 한국거래소가 결정을 미룰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14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신라젠은 지난달 거래소에 상장적격성 실질심사에 대한 개선계획이행내역서를 제출했다. 이에 따라 거래소는 오는 18일 상장폐지 여부를 결정하는 기업심사위원회(기심위)를 다시 개최한다.

이번 기심위에 따른 결과는 △거래재개 △상장폐지 △속개(연기) 등 3개 중 하나다. 만약 거래소가 신라젠에 대해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게 되면 다시 20일 이내에 시장위원회를 열어 상장폐지 여부를 확정한다.

코스닥시장 상장폐지 심사는 3심제(거래소→기심위→시장위원회)다. 신라젠은 현재 2심격인 기심위 단계에 있다. 만약 기심위에서 상장폐지가 결정되면 시장위원회에서 다시 심사한다. 시장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론이 나오면, 회사는 이의제기를 할 수 있다. 그럼 다시 시장위원회에서 최종적인 상장폐지 결정을 하게 된다.

일각에서는 신라젠의 무게감과 영향력 등의 부담감을 가질 기심위가 시장위원회로 결정을 떠넘기고자 상장폐지를 줄 수 있다고 우려한다. 만약 기심위가 상장폐지 결정을 내리면 신라젠이 이의신청을 통해 시장위원회로 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신라젠 거래재개 여부를 두고 거래소 내부에서도 큰 부담을 느끼고 있다. 우선 신라젠이 여전히 신약 임상시험 등을 진행 중인 만큼 거래재개 요건을 충족했다면, 경영적 요소보다 다시 기술로써 시장에서 재평가를 받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신라젠은 거래정지 기간동안 거래소가 내준 과제를 대부분 완료, 거래재개 조건을 충족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번 거래소의 심사에선 기술평가가 아닌, 그동안 거래소가 내준 숙제를 잘 끝냈는지만 보는 게 맞다"고 지적한다.

지난 1년여동안 신라젠은 코스닥 시장에 남기 위해 고군분투했다. 지난해 7월 엠투엔을 새로운 최대주주 맞은 뒤 두 차례 유상증자로 총 1000억원의 자본을 조달했다. 최근 마지막 과제로 꼽히던 수익 사업도 본업인 연구·개발(R&D) 외에 별도로 구축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만약 거래소가 속개를 결정해도 변수가 생긴다. 개선기간 부여와 다르게 속개는 결정을 한두 달 미루는 것이다.

현재 코스피200과 코스닥150 편입 종목에 대해선만 공매도를 허용되고 있다. 속개 결정에 따라 신라젠 거래재개 여부 결정이 뒤로 밀리면 공매도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 이 경우 거래재개 직후 주가는 크게 출렁일 수 있다.

코스닥시장에서 공매도 잔고 수량 상위 1위 종목은 신라젠이다. 이달 11일 기준 공매도 비중은 6.31%로, 공매도 잔고 수량은 648만9694주로 집계됐다. 금액으로 환산하면 785억원에 달한다.

이처럼 거래소가 결정을 미루게 되면 애꿎은 소액주주들만 피해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신라젠행동주의주주모임은 이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선대위 산하 '자본시장 대전환 위원회'에게 '신라젠 코스닥 거래정지 해제 요청서'를 전달했다.

이들은 요청서를 통해 "한국거래소는 투자자를 보호할 책무가 있다"며 "이번 거래정지 사태를 야기한 문은상 전 대표의 자금 돌리기 혐의는 상장 전 사건이므로, 거래소에게도 책임이 크다"고 호소했다.

한편 지난해 3분기 말 기준 신라젠의 소액주주는 17만4186명이고 주식수는 6625만3111주(지분율 92.60%)에 달한다. 현재 거래가 중단된 주가 1만2100원 기준 소액주주가 들고 있는 주식가치는 8016억원에 이른다.

류은혁 한경닷컴 기자 ehr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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