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대우조선 인수 공식 철회

입력 2022-01-16 18:00   수정 2022-01-17 00:58

현대중공업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 절차를 공식 중단했다. 유럽연합(EU) 법원에 제소해 두 회사의 기업결합(합병)을 반대한 EU 측 판단의 정당성을 따져본다는 계획이다.

현대중공업그룹 조선부문 중간지주사인 한국조선해양은 지난 14일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출한 기업결합 신고를 자진 철회했다. 전날 EU 집행위원회가 두 회사의 기업결합에 대해 불승인 결정을 내린 지 하루 만이다. EU 결정 직후 공정위는 양사 합병에 관한 심사 중단을 결정했다. 아직 2019년 체결된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 최대주주 산업은행 간 인수 계약이 취소되진 않았지만, 사실상 완전히 무산된 셈이다.

신고 철회에 대해 현대중공업그룹은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했다. 현대중공업그룹과 산은은 인수 계약을 맺으면서 해외 경쟁당국 6곳의 승인을 전제조건으로 내걸었다. 최대 선박 발주처인 EU가 반대 결정을 내린 상황에서 남은 인수 절차를 진행할 실익이 없다는 판단이다.

다만 이번 신고 철회가 EU 결정에 대한 승복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란 게 현대중공업그룹 측 설명이다. 회사 측은 아직 EU 집행위로부터 이번 불승인 결정에 대한 최종통지문을 받지 못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최종통지문 검토를 거쳐 EU 법원을 통한 시정요구 등 대응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와 정부는 EU 경쟁당국을 상대로 소송을 제기해 승소할 확률을 10% 수준으로 보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과거 사례를 보면 시간이 워낙 오래 걸리고 번복된 사례도 거의 없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럼에도 현대중공업그룹은 EU 집행위가 제시한 독과점 논리에 대한 반론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특정 선종에서의 현재 점유율을 근거로 산업 내 독과점 여부를 판단한 EU 측 논리가 선례로 남는다면, 어떤 형태로든 국내 조선산업 개편에 장애물이 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 간 과당 경쟁이 사라지지 않는 한 한국 조선산업의 미래가 없다는 당초 취지는 변함이 없다”며 “합병은 무산됐지만 EU의 비합리적 결정을 구체적으로 따져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합병 무산에 대해 경쟁국인 일본은 반색하는 분위기다. 요미우리신문은 EU의 결정과 관련해 일본 조선업체의 한 관계자가 “정상적인 경쟁이 유지된다는 점에서 일본에는 플러스”라는 반응을 내놨다고 15일 보도했다. 양사의 합병으로 압도적인 ‘메가조선사’가 탄생했다면 한국과 중국에 밀리는 일본의 추격 가능성이 사라졌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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