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저작권 ‘조각 투자’ 플랫폼인 뮤직카우가 사모펀드(PEF)로부터 2000억원 규모의 투자를 유치한다. 지난해 중순 1000억원대로 평가받았던 이 회사 가치는 8000억원으로 치솟으며 단숨에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원 이상 스타트업) 등극을 눈앞에 두게 됐다.

뮤직카우는 지난해 7월 중소벤처기업부의 예비 유니콘 기업으로 선정되며 1000억원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6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여덟 배로 뛴 셈이다.
뮤직카우는 음악 저작권 지분을 여러 개로 쪼개 낮은 가격에 사고팔 수 있도록 만든 플랫폼이다. 뮤직카우가 작곡가 등 음원 저작권자로부터 저작권료 수익을 받을 수 있는 권리인 저작권료 참여청구권을 구매한 뒤 개인 회원들에게 분할 판매한다. 구매자는 해당 음원에 대한 저작권료를 매달 배당받는다. 음원이 많이 재생될수록 높은 수익을 거두는 구조다. 음원에 대한 권리를 다른 사람에게 팔아 시세차익을 얻을 수도 있다.
스틱인베스트먼트는 뮤직카우의 독창적인 사업모델과 가파른 성장세에 주목해 투자를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2018년 1만여 명에 불과하던 뮤직카우 회원 수는 지난해 말 90만 명을 돌파했다. 좋아하는 가수의 음원에 누구나 투자할 수 있다는 점과 다른 자산과 달리 사회·경제 이슈에 따라 시세가 크게 변하지 않는다는 것이 MZ세대(밀레니얼+Z세대)를 중심으로 관심을 끌었다는 분석이다. 누적 거래액도 같은 기간 10억원에서 3000억원으로 뛰었다. 실적 역시 꾸준히 늘고 있다.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4.5배 늘어난 45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뮤직카우는 지금까지 총 340억원 규모의 시리즈C 투자 유치를 완료했다. 이번에 스틱으로부터 받은 투자금은 새로운 저작권을 확보하고 글로벌 시장에 진출하는 데 사용하기로 했다. 뮤직카우는 올 상반기에 미국법인을 세워 해외 진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2023년을 목표로 기업공개(IPO)도 준비 중이다. 미래에셋증권을 주관사로 선정했다.
박시은 기자 seek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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