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 초호황' 중남미, 통화가치 왜 폭락할까

입력 2022-01-18 17:14   수정 2022-01-19 01:12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구리 등 원자재의 최대 수출국인 중남미 국가들이 ‘원자재 슈퍼사이클’에도 웃지 못하고 있다. 최근 국제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인데도 중남미 국가의 화폐 가치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어서다. 코로나19 여파로 경제가 구조적으로 타격을 입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지난해부터 원자재 가격이 급등세를 거듭하고 있는데도 미국 달러화 대비 중남미 국가들의 통화 가치는 하락하고 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자원 수출이 국가 경제의 중요 축을 담당하는 중남미 국가는 원자재 가격과 화폐 가치가 밀접하게 연동되는 모습을 보여왔지만 최근엔 이런 패턴이 깨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예를 들어 구리 가격은 지난해 25% 올랐지만 최대 구리 수출국인 칠레의 페소화 가치는 미국 달러 대비 17%가까이 하락했다. 칠레뿐만이 아니다. 콜롬비아 페소화 가치는 달러 대비 16% 하락했으며 페루의 솔화는 9% 이상 떨어졌다. 브라질의 헤알화 가치도 7%가량 내려갔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가격과 통화 가치의 탈동조화는 전례가 없는 것이라며 중남미 국가들의 경제구조가 병폐에 접어들고 있다는 신호라고 지적했다.

에르네스토 레빌라 씨티그룹 중남미수석경제학자는 “라틴아메리카 지역이 코로나19로 인해 예상한 것보다 더 심각한 구조적인 손상을 입었음을 보여준다”고 설명했다. 중남미 국가는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백신 확보에 뒤처졌다가 지난해 초부터 적극적으로 백신 구하기에 나서면서 팬데믹 충격에서는 벗어난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코로나19 사태 동안 급격히 늘어난 부채 규모와 거센 인플레이션 압력, 좌파 포퓰리즘 득세라는 정치적 리스크까지 더해지면서 원자재 슈퍼사이클이란 호재를 상쇄시키고 있다고 FT는 분석했다. 알베르토 라모스 골드만삭스 중남미이코노미스트는 “상품 가격이 상승세를 이어가는 시기에 정치적인 리스크 탓에 상품 가격과 통화 가치의 상관관계가 상당부분 깨졌다”며 “콜롬비아 칠레 페루 브라질에선 정치적이고 정책적인 리스크가 상당하다”고 했다.

FT에 따르면 2019년 10월 이후 칠레에서 빠져나간 투자금 규모는 500억달러(약 59조원)에 달한다. 페루에서도 지난해에만 150억달러가 해외로 빠져나가면서 1970년 이후 최대 규모의 자본 유출을 겪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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