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포·유전자 치료제를 포함해 총 21개에 이르는 전체 파이프라인은 동시다발적인 임상을 통해 성공 확률을 끌어올리는 데 집중하기로 했다.
LG화학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 설비 확보와 동시에 파이프라인도 강화한다. 호주에서 임상 1상 중인 아데노부속바이러스(AAV) 기반 퇴행성 관절염 유전자 치료제는 미국에서도 임상을 진행할 계획이다. 이 밖에 유도만능 줄기세포(iPS)와 줄기세포에 유전자 치료를 더한 유전자 삽입 줄기세포 치료제 개발 프로젝트도 진행하고 있다. 치료 효과가 좋아 ‘꿈의 항암제’로 불리는 키메릭항원수용체 T세포(CAR-T) 치료제는 전임상 중이다.
손 사장은 “세포·유전자 치료제 시장은 풀코스 마라톤에 비유하면 이제 5㎞ 지점에 도달한 초기 시장”이라며 “2030년에는 세포·유전자 치료제가 LG화학의 주력 파이프라인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앞으로 LG화학이 내놓을 신약은 지금과 달리 글로벌 시장을 겨냥하겠다는 게 손 사장의 생각이다. 손 사장은 “2017년 LG생명과학이 LG화학 우산으로 들어온 이후 5년간 개발과 생산, 영업 마케팅 등 영역별 경쟁력을 글로벌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했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먹힐 혁신 신약으로 승부를 보겠다”고 강조했다. 삼성, SK처럼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으로 덩치를 키우면서 신약 개발에 나서는 전략이 아니라 신약 개발에만 집중하는 ‘올인’ 전략을 펴겠다는 얘기다. 그는 “신약 개발에 집중하는 것이 투자 대비 이익을 극대화할 뿐 아니라 시장을 주도할 수 있는 사업 모델”이라고 말했다. ‘기초 체력’을 키우기 위해 올해 매출의 약 35%를 연구개발(R&D)에 투자하기로 했다. 3000억원이 넘는 규모다.
또 다른 축은 항암·면역질환 치료제다. 손 사장은 “이제는 암세포를 직접 겨냥하지 않고 체내 면역을 강화하거나 면역을 피하는 기전을 막아 치료하는 면역의 시대가 왔다”며 “의료 미충족 수요가 가장 큰 항암 혁신 신약 개발에서 성과를 내겠다”고 말했다. 현재 임상 1상 중인 항암 파이프라인 모두 면역항암제다.
한재영/오상헌 기자 jyh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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