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중앙회장 선거, 민-관 후보 격돌

입력 2022-01-19 17:20   수정 2022-01-20 01:21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직을 놓고 오화경 하나저축은행 대표와 이해선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이 맞붙었다. 업계와 관료 출신의 1 대 1 대결 구도다. 오 대표는 풍부한 현장 경험을, 이 전 원장은 금융정책 전문성을 강조하고 있다.

저축은행중앙회는 21일 회장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하고 제19대 중앙회장 선거 공고를 낼 예정이다. 선거일은 다음달 17일이다. 79개 저축은행이 ‘1사 1표’ 방식으로 투표한다.

오 대표는 사상 첫 업계 출신 회장을 노리고 있다. 2018년부터 하나저축은행을 이끌고 있는 그는 2012~2016년엔 충청권을 영업 기반으로 하는 아주저축은행(현 우리금융저축은행) 대표를 지내는 등 서울과 지방 저축은행을 모두 경영해봤다. 현장의 애로사항을 잘 아는 게 강점으로 꼽힌다.

행정고시 29회 출신인 이 전 원장은 ‘저축은행 사태’ 당시 2년4개월간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정책관으로 재직하며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 작업을 진두지휘했다. 20년 가까이 금융관료로 일했으며 FIU 원장 이후 2015년부터 3년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도 지냈다.

오 대표와 이 전 원장 모두 예금보험료율 인하 등 규제완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걸었다. 저축은행의 예보료율은 0.4%로 시중은행(0.08%)의 다섯 배다. 업계에선 저축은행의 건전성 지표가 개선되고 있는 만큼 예보료 부담을 낮춰달라는 목소리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전 원장은 “2024년 예보료율 상한선 재산정 주기가 다가와 지금이 예보료율을 내릴 적기”라며 “당국과의 긴밀한 의사소통, 은행·보험 등 다른 업권과의 이해관계 조율 등이 중요한 만큼 정책을 다뤄본 경험과 네트워크가 풍부한 중앙회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 대표는 “당국과 국회 출신 전문가로 자문그룹을 구성해 이들이 짜낸 탄탄한 규제완화 논리를 바탕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중앙회장 개인기로 대관(對官)을 하는 시대는 지났다”고 했다.

저축은행 양극화 해소, 디지털 전환 지원 등도 오 대표와 이 전 원장의 공약집에 올랐다. 임기(3년)를 마치기 전에 ‘중간 평가’를 받겠다는 공통 공약도 눈에 띈다. 오 대표는 “매년 사업계획서에 중앙회장이 할 역할을 제시하고 성과와 실적을 평가받겠다”고 말했다. 이 전 원장은 “취임 후 2년 시점에 사표를 제출해 총회에서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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