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마을] 모든 조선의 아내들이 '열녀'는 아니었다

입력 2022-01-20 18:05   수정 2022-01-21 01:43

조선 시대의 여성, 특히 ‘아내’의 삶은 어땠을까.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구속적이고 순종적이기만 한 모습이 떠오를 것 같다. 하지만 500여 년에 걸쳐 일어난 조선 사회의 변화와 함께 아내들의 모습도 바뀌었다.

《조선, 아내 열전》은 조선 시대 다양한 아내들의 모습과 역사적 변곡점마다 달라졌던 여성의 사회적 역할을 소개한다. 개국, 사화와 당쟁, 전쟁 등 조선사의 주요 변곡점마다 아내들의 삶과 모습은 조금씩 달라졌다. 때론 남편의 술친구나 ‘지기(知己)’가 됐고, 독립적인 문필가 또는 예술가로 성장하기도 했다. 저자는 “조선 시대의 남성이 늘 같은 모습만은 아니었듯 여성들도 사회문화적 조류에 따라 삶의 태도와 지향점을 바꿔왔다”고 설명한다.

책은 고려 말 아내의 모습부터 시작한다. 고려 말의 성리학자 목은 이색의 부인 안동 권씨는 남편과 함께 정답고 평온한 삶을 살았으나, 조선 개국이라는 역사의 수레바퀴에 치여 절명했다. 15세기 후반, 점필재 김종직의 부인 창녕 조씨는 아내도 ‘훌륭한 선비’일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 16세기가 되면 이런 경향이 한층 더 강화됐다. 송덕봉은 남편인 미암 유희춘과 친구처럼 지내며 자의식 강한 여성으로서의 삶을 살아갔다.

하지만 왜란, 호란 등 전쟁을 겪고 나선 분위기가 달라졌다. 아내들에게 ‘절개’라는 굴레가 씌워지기 시작했다. 전쟁 이후 당쟁이 격화되면서 사회 분위기는 더욱 억압적으로 바뀌었다. 그러나 18세기에 이르러선 경직된 분위기에서 벗어나려는 노력이 시작됐다. 조선 사회를 휩쓴 ‘열녀병’에서 탈피하려는 움직임이 적극적으로 일어났다. 근대의 물결이 높아간 19세기 중반엔 여성과 가정 문제를 서구식으로 바라보는 새로운 관점들이 생겨났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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