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선 전 FIU원장 "성과 못 내면 저축은행중앙회장 중도 사퇴하겠다"

입력 2022-01-21 09:52   수정 2022-01-21 09:59


“취임 2년 후에 사표를 제출해 총회에서 재신임 여부를 결정하도록 하겠습니다. 성과를 내지 못한다면 3년 임기를 마치기 전에 스스로 물러나겠습니다.”

차기 저축은행중앙회장에 출사표를 던진 이해선 전 금융정보분석원(FIU) 원장은 공약을 반드시 지키겠다는 의지를 이렇게 표명했다. 이 전 원장은 행정고시 29회 출신으로 ‘저축은행 사태’ 당시 금융위원회 중소서민금융정책관으로 재직하며 부실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진두지휘했다. FIU 원장 이후 2015년부터 3년간 한국거래소 시장감시위원장도 지냈다.

이 전 원장은 금융정책 전문성을 바탕으로 저축은행 업계를 옥죄고 있는 각종 규제를 풀어내겠다고 강조했다. 대표적인 것이 저축은행 업계의 숙원사항인 예금보험료율을 인하하겠다는 공약이다.

이 전 원장은 “새 정부가 출범하고 향후 수년 내로 예보료 상한선 재산정 주기 및 저축은행 특별계정과 상환기금 종료 시기가 다가오는 일정을 감안할 때 2023년에 예보료 체계 개편에 대한 당국의 입장이 정리될 전망”이라며 “시기적으로 지금이 예보료를 내릴 절호의 기회”라고 말했다.

‘중요한 시기’인 만큼 행정부 및 입법부와 소통을 잘 해내 규제 완화를 이뤄낼 수 있는 중앙회장이 필요하다는 것이 이 전 원장의 주장이다. 그는 “규제가 완화돼야 하는 논리를 잘 짜는 것뿐 아니라 규제를 풀었을 때 정부나 정치권이 우려할 수 있는 문제들에 대한 보완 방안도 미리 고민해야 한다”며 “은행, 보험 등 다른 업권과 때론 경쟁하고 협력하는 절차도 중요하다”고 했다.

이 전 원장은 이어 “관료 시절 저축은행 담당 업무를 했고 복잡한 정책 결정 과정 매커니즘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중앙회장을 관료 출신이 독식해 왔다는 ‘관피아’ 논란에 대해선 “회원사들이 금융규제 본질을 가장 잘 알고 있는 관료 출신을 선호하는 것일 뿐”이라고 답했다.

저축은행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공약도 내걸었다. 이 전 원장은 “중소형 저축은행들의 자산운용을 지원하고자 중앙회 안에 투자정보 플랫폼을 설치하겠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지역의무대출비율 규제 개선과 가계대출 총액 규제, 저축은행 인수합병(M&A) 규제 등도 완화하겠다고 했다. 만약 약속한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할 경우 임기를 마치기 전에 중앙회장 자리에서 내려오겠다고 덧붙였다.

올해는 저축은행 창립 50주년이다. 이 전 원장은 “서민과 영세 소상상인들이 저축은행 고유의 영업기반이었는데 금융의 디지털화, 계속되는 금리 인하 등으로 이 영업기반이 무너지고 있다”며 “저축은행 업계의 새로운 고객 기반을 무엇으로 가져올지 업계의 장기적인 먹거리도 찾겠다”고 말했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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