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최재형이 어찌 내 사람이냐"…물 건너간 '원팀' [종합]

입력 2022-01-21 10:06   수정 2022-01-21 10:07


홍준표 국민의힘 의원은 윤석열 대선후보와 만난 자리에서 서울 종로에 최재형 전 감사원장,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을 두고 당내에서 비판이 일고 있는 것과 관련해 "이 전 구청장은 내 사람이라고 할 수 있지만, 최 전 원장이 어찌 내 사람이냐"고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의원은 국민에게 국정 운영 능력에 대한 신뢰를 주기 위해 사전 논의 없이 최 전 원장을 추천했다는 입장이다. 반면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 등 당내 일각에서는 홍 의원이 결국 소위 '공천 장사'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내홍이 또 한 차례 불거질 조짐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의 '원팀' 결성이 사실상 수포로 돌아갔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 의원은 21일 페이스북에 "아무리 정치판이 막가는 판이 됐다 하지만, 두 사람이 만나 당내 현안을 논의한 것을 공천 요구 구태로 까발리고 모략하면 앞으로 어떻게 국정을 논의할 수 있겠냐"면서 이같이 밝혔다.

홍 의원은 "대선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화기애애한 분위기에서 한 공천 추천을 선대위 합류 조건으로 둔갑시키고 대선 전략 논의를 구태로 몰아 본질을 회피하는 모습은 아무리 생각해도 그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 외 대선 전략 논의는 왜 공개하지 못하냐"며 "참 유감스런 행태들"이라고 덧붙였다.


또 이날 홍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중앙선거조직 참여 합의가 (윤 후보 측으로 인해) 일방적으로 파기됐다"면서 유감을 표한다고도 했다.

그는 "문제의 본질은 국정 운영 능력 보완 요청과 처가 비리 엄단 요구에 대한 불쾌감에 있었다고 해야 할 것인데, 그것은 비난할 수 없으니 공천 추천을 꼬투리 삼아 '윤핵관(윤 후보 측 핵심 관계자)'을 앞세워 나를 구태 정치인으로 모는 것은 참으로 가증스럽다"며 "누구나 공천에 대한 의견 제시는 할 수 있는 것이고 그것은 합리적인 절차에 따라 다루면 되는 것인데, 그걸 꼬투리 삼아 후보의 심기 경호에 나선다면 앞으로 남은 기간 선거를 어떻게 할 것이냐"고 했다.

홍 의원은 "자신을 위해 사전 의논 없이 공천 추천을 해줬더니 그걸 도리어 날 비난하는 수단으로 악용하는데, 이용당하는 사람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라며 "불편한 진실은 회피한다고 덮혀지는 게 아니다. 국민과 당원들은 바보가 아니다. 모처럼 좋은 분위기에서 합의된 선거 캠프 참여 합의가 일방적으로 파기된 점에 대해 심심한 유감을 표한다"고 했다.


앞서 홍 의원은 지난 19일 윤 후보와 비공개 만찬 회동을 가진 직후 본인의 청년 소통 플랫폼 '청년의꿈'에 글을 올려 윤 후보가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 '처가 비리 엄단 대국민 선언'이라는 두 가지 요청에 응할 경우 중앙선거조직 상임고문으로 참여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홍 의원은 회동에서 윤 후보에게 서울 종로에 최 전 원장, 대구 중·남구에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 전략공천을 요구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국민의힘은 서울 종로 지역은 전략공천을 하기로 가닥을 잡았으나, 대구 중·남구 지역 등은 100% 오픈프라이머리(국민참여경선)로 후보를 선출할 것으로 알려졌었다.

홍 의원은 한경닷컴과 통화에서 전략공천 요구와 관련해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의 일환이라고 해석하면 된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준석 대표는 홍 의원의 '국정 운영 능력 담보 조치' 요구와 관련해 '결국 본인 사람 쓰는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 대표는 지난 20일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와 인터뷰에서 "홍 의원이 윤 후보에게 국정 운영 능력을 담보할 조치를 취하라고 한 것은 '국민들이 신뢰하는 사람을 쓰라'는 것이고, 국민의 시각에서 봤을 때 '저 정도면 탕평인사고 훌륭한 인사라고 할 만한 사람들을 추천했을 것이다. 결국 본인 사람 쓰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구태'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권영세 선거대책본부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거대책본부·원내지도부 연석회의에서 홍 의원을 향해 "지금은 매우 중요한 시기"라며 "당의 지도자급 인사라면 대선 국면이라는 이 절체절명의 시기에 마땅히 지도자로서 걸맞는 행동을 해야 한다"고 직격했다.

권 본부장은 "제가 얼마 전 당의 모든 분들이 책임 있는 행동을 해야 할 때라는 점을 분명히 말씀드린 바가 있다"며 "만약 구태를 보인다면 지도자로서의 자격은커녕 우리 당원으로서의 자격도 인정받지 못할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 본부장의 발언에 홍 의원은 매우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홍 의원은 이날 국회의원 회관을 나서면서 "만약 이견이 있다면 내부적으로 의논해서 정리했어야 한다"며 "어떻게 후보하고 한 이야기를 가지고 나를 비난하느냐. 방자하다"고 비판했다.

이어 "국민들이 (국정 운영을) 불안해하니 종로에 최재형 같이 깨끗하고 행정능력이 뛰어난 사람을 공천하게 되면 국정 능력을 보완할 수 있다"며 "그런 사람들이 대선 전면에 나서야 선거가 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내가 (윤 후보에게) 요청한 것인데, 그걸 두고 자기들끼리 염불에는 관심 없고 잿밥에만 관심이 있어서 공개적으로 그런 식으로 (말)하는 사람, 갈등을 수습하기는커녕 갈등을 증폭시키는 그런 사람이 대선을 이끌어서 대선이 되겠느냐"고 강조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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